시조♠감상해 보자

돌아온 탕자처럼 /강현덕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2. 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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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탕자처럼

 

강현덕

 

 

한밤중 바람이 분다

누가 오고 있다

달빛을 등져서 어두운 얼굴 하나

오래 전 나를 떠났던 내가 오고 있는가

 

가랑잎이 쓸렸다

기도가 간절했다

한 일도 안 한 일도 아프다 뼈아프다며

골짜기 그 깊은 곳으로 울러 갔던 내가 온다

 

돌아온 탕자처럼

나를 안아주리라

한 일에 안 한 일에 일일이 입 맞추며

찢기고 짓물린 발 닦아 내게 다시 들이리라

 

 

 

―『한국동서문학』(2021,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