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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탕자처럼
강현덕
한밤중 바람이 분다
누가 오고 있다
달빛을 등져서 어두운 얼굴 하나
오래 전 나를 떠났던 내가 오고 있는가
가랑잎이 쓸렸다
기도가 간절했다
한 일도 안 한 일도 아프다 뼈아프다며
골짜기 그 깊은 곳으로 울러 갔던 내가 온다
돌아온 탕자처럼
나를 안아주리라
한 일에 안 한 일에 일일이 입 맞추며
찢기고 짓물린 발 닦아 내게 다시 들이리라
―『한국동서문학』(2021,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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