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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의 팬데믹
이문재
혼자 살아본 적 없는
혼자가 혼자 살고 있다
혼자 떠나본 적이 없는
혼자가 저 혼자 떠나고 있다
혼자가 혼자들 틈에서 저 혼자
혼자들을 두고 혼자가 자기 혼자
사람답게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저마다 삶을 살고 있다
춤과 노래가 생겨난 이래
지구 곳곳에서 마음 안팎에서
처음 마주하는 사태다
이 낯선 처음이 마지막인지
아니면 이것이 진정 새로운 처음인지
혼자서는 깨닫기 힘든 혼자의 팬데믹이다
ㅡ 시집『혼자의 넓이』(창작과비평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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