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지구도 곧 휴업이라네요 /정영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2. 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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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도 곧 휴업이라네요

 

정영주

 

 

별들의 방이 폐쇄 직전이라네요

애써 심지를 올려도 이내 스러진다지요

지구도 곧 휴업에 들어갈 듯싶어요

‘세상이 왜 이래, 테스 형’

‘소크라테스 형’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떠도는

이 노래가 전조증상일지도 모르죠

에코데믹이 끌고 온 팬데믹의 황당

그대 아시나요?

인공지능으로 원격조정 못 할 바엔

지구의 시스템이 계약을 초월한들 뭐 어쩌겠어요

마스크도 다 벗어 던지면 정당한 시위가 될까요

절대 공기는 우주로 다 달아났으니

자판기로 파는 공기는 언제까지 수명일까요

테스형은 노래일까요 혁명일까요

축제와 만남과 파티와 연대는 다 어디로 탈출했을까요

인간의 과욕이 남극과 북극까지 구멍을 내서

마침내 지구까지 터져버리겠지요

아, 카오스라고요?

크로노스가 아니라 카이로스라고 명명하고 싶은데

우리가 버린 타자의 시간에

시기를 놓친 나의 시간을 철저하게 회개하고 싶은데

이 모든 게 가능은 할까요?

예수 형?

 

 

 

―『시산맥』(2021,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