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시론 /이화은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5. 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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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화은

바람도 없는데 후두둑 꽃잎이 진다

시 한 줄 지웠다

나무는 흔들리지 않고 꽃을 버린다

또 한 줄 지웠다.

봄은 아직 천지에 가득한데 나무는 왜 자꾸 꽃을 버리나

왜? 왜? 하면서 또 한 줄 지운다

꽃을 다 보내고 나무만 남았다

글자를 다 버리고 백지만 남았다

나무는 시를 쓰고

나는 꽃잎이나 줍는다

 

 

–시집『절반의 입술』(파란,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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