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발​ /이채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7. 6.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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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민

 

 

넘어지고 무너질 때마다

신발을 버렸다

 

폐차장을 지나고

말의 하수구를 지나며

 

외딴섬이 되어버린 발

 

새의 발자국이 옆구리에서 폴짝일 때

개밥풀처럼 들썩이는 발

 

줄줄이 새끼를 풀어내는 줄장미 입술에

슬며시 닿고 싶은 발

 

이제

녹슨 풍경은 털어낼 수 있을까

 

떠나고 싶은 발은 어디로 보내야하나

 

저들과 늘 한 통속 이었던 나는 괜찮을까

 

아픈 발에서

더 아픈 발이 자꾸 자라난다

  

 

 

―웹진『시인광장』(2022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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