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그림♠음악♠낭송 시(詩)

그리운 부석사/정호승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7. 3. 07:28
728x90

                         <▲부석사 당간지주/문화재 홈에서>

 

 

 

      그리운 부석사/정호승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비로자나불이 손가락에 매달려 앉아 있겠느냐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아미타불이 모가지를 베어서 베개로 삼겠느냐
      새벽이 지나도록
      마지(摩旨)를 올리는 쇠종 소리는 울리지 않는데
      나는 부석사 당간지주 앞에 평생을 앉아
      그대에게 밥 한 그릇 올리지 못하고
      눈물 속에 절 하나 지었다 부수네
      하늘 나는 돌 위에 절 하나 짓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창작과비평사. 1997)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4편 수록 중 1편.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