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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 김광섭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2. 6. 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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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저녁에 /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맑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가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로 불려져 사랑을 받기도 한 시이지요. 생떽쥐벨리의 성인 동화 『어린왕자』는 사랑한다는 것은 ‘길들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관계를 맺는 것 말이지요. 이 세상의 수많은 존재들은 서로가 서로를 ‘쳐다 봄’으로써 소중한 사랑으로 맺어지지요. 하늘에 떠있는 별들은 무수히 많은 것들이지만 참으로 소중한 사랑으로 길들여지는 존재는 그 중에서도 오직 ‘별 하나’뿐입니다. 그러나, 하늘에 떠 있는 ‘별 하나’와 ‘나’는 만나질 수가 없습니다. 밤에 뜨는 별은 밝음 속에서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지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시를 쓴 시인은 대단히 긍정적인 미래를 제시해 보여줍니다. 언젠가는 지금의 존재가 아닌 다른 존재태로 다시 세상에 태어나 만나게 될 수 있다는 윤회론적 전망을 얘기해줍니다. 가령, 내가 은사시나무로 태어나고 그대가 산들바람으로 태어나 5월의 눈부신 신록을 이루게 될지도 모를 일이지요. (이 건 청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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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3/30 [01:07]  최종편집: ⓒ 문화저널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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