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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상여’정군칠 시인 8일 별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2. 7. 1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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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상여’정군칠 시인 8일 별세
지난해 첫 서귀포문학상 수상 등 시작 열정 남달라
「수목한계선」(2003)「물집」(2009) 등…10일 발인
  등록 : 2012년 07월 08일 (일) 18:41:38 | 승인 : 2012년 07월 08일 (일) 18:47:02
최종수정 : 2012년 07월 08일 (일) 21:59:14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외따로 난 산길/나비 날개를 어깨에 멘 개미들 간다/죽어서 맴돌기를 멈춘 나비/오색무늬 제 몸이 만장이 된다”(시집 물집나비 상여원문)

지난해 처음 제정된 제1회 서귀포문학상의 주인공 정군칠 시인(60)이 자신의 시처럼 세상에 하직을 고했다. 1998현대시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이후 꾸준히 창작과 교육 활동에 전념해 오던 정 시인은 8일 오전 조용히 세상을 떴다. 암 투병에 대해 주변에 알리지 않은 까닭에 도내 작가들은 물론 평소 시인을 알고 지내던 지인들 모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2003년 첫 시집 수목한계선을 통해 강인한 정신의 시적 표출을 유감없이 보여줬던 시인은 2009년 그에게 첫 서귀포문학상의 영예를 안긴 물집을 상재하며 단 몇 줄 시행에 아득한 울림을 담아내는 시인 특유의 감수성을 쏟아냈다.

서귀포문학상 수상 당시 정 시인은 시를 쓰는 일은 외롭고 말(시어)의 꼬리까지 다듬는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라며 내 몫이 아니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지만 열심히 시를 쓰겠다는 다짐과 약속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하는 등 시작에 대한 열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 열정은 문학인을 필요로 하는 도내 현장에서 정 시인의 이름을 찾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제주문학의집 강좌는 물론이고 2010년에는 오조리 일대 예술인 16명으로 구성된 오사모 시사랑회멤버로 소통형 문화축제를 시도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도 5월부터 탐라도서관에서 좋은 시 쓰기등의 강좌를 진행하던 중 병을 이기지 못하고 별세했다.

시인의 유해는 화장 후 일생을 두고 아끼고 품었던 서귀포시 중문 베릿내바다에 묻히게 된다. 빈소는 부민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 오전 7시 제주시 양지공원. 문의=010-3698-1669(이종형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