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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안용태
당신 것 아닌 것이 아무것도 없는
거울 속 늙은 사내마저 내 것 아닌 아침
치약을 짜면서, 비누 삼푸 면도기까지
슈트를 걸치고 구두를 신으면서
내 것인 줄로만 여겨왔던 모든 것들이
내 손으로 만든 게 아무 것도 없구나
어느 날 아침,
소낙비가 당신 흔적 지우는 아침
우산을 펼치다 문득
내가 당신 영원하 우산인 줄 알았었는데
어쩌면 이마저도 당신 것이었구나
-시집 『몽돌』(학이사, 2012)
2012-06-12 화요일, 오전 0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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