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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김상미
나는 돌멩이
눈도 코도 입도 귀도 없는 돌멩이
누군가 지나가다 발로 차올리면
쨍그렁! 유리창이 깨지고
깨깨깽! 개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푸드득! 한쪽 끝에서 새가 날아오르는
그 짧은 순간, 작렬하는 빛처럼 내 존재가 드러나지만
여전히 나는 슬픈 돌멩이
한낮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더없이 달아올랐다가
한밤에는 캄캄한 어둠에 잡혀 더없이 외롭고 캄캄한
언제나 혼자 놀고 혼자 꿈꾸는
아무도 몰래 神이 지구 위에 눈 똥
-계간『시작』(2010, 가을호)
2012-10-18 목요일 0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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