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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씨
정지용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퉁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리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슬이 내려와 같이 자고 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햇빛이 입 마주고 가고.
해바라기는 첫 시악시인데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아니 든다.
가만히 엿보러 갔다가
소리를 꽥! 지르고 간 놈이―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청개구리 고놈이다.
(1939)
-『현대시 100년 한국인의 애송童詩 50편 13』(조선일보 연재, 2008)
2012-11-09 금요일 오전 0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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