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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논객' 윤창중 발탁 논란 가열…"대통합 의지 훼손"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2. 12. 2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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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논객' 윤창중 발탁 논란 가열…"대통합 의지 훼손"

조선비즈 | 정원석 기자 | 입력 2012.12.25 17:28

"제가 쓴 글과 방송에 의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많은 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깊이깊이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철학인 국민대통합과 약속대통령, 민생대통령의 의지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윤창중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수석 대변인은 25일 취임 일성을 사과로 시작했다. 지난 24일 박 당선인으로부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수석 대변인으로 임명된 뒤 야당과 인터넷,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 언론인으로 활동할 때와 다른 시각 및 태도로 박 당선인을 보좌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같은 '사과 표명'에도 불구하고 윤 수석 대변인의 발탁 인사로 인한 논란은 진정되지 않고 더욱 가열되고 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SNS 등에서는 윤 수석 대변인의 TV방송 출연 영상과 칼럼 등을 게시하면서 그의 발탁에 항의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글과 방송 내용은 대부분 이번 대선과 연관된 것들이다. 윤 수석 대변인은 문재인 전 후보 지지선언을 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덕룡 전 의원,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에 대해 쓴 글에서 "이거야말로 권력만 주면 신발 벗겨진 것도 모르고 냅다 뛰어가는 수많은 '정치적 창녀(娼女)'의 한 사람에 불과할 뿐"이라며 "이런 '정치적 창녀'들이 장관자리 꿰차는 문재인 정권, 얼마 가기나 하겠는가? 서로 권력이라는 고기 덩어리 놓고 둘러앉아 싸우느라!"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대선 이후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서는 문재인 전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에 대해 "대한민국 체제를 번복시키는 세력"이라고 언급하며 박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이런 세력들과 싸워 이긴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인터넷과 SNS 등에서는 이런 거친 언사로 여론 분열을 조장했다는 평가를 듣는 인사를 '박근혜 당선인의 입'으로 발탁한 데 대해 비판하며 당선인이 강조한 '100% 대통합' 의지를 불신하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윤 수석 대변인 선임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정성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 당선인이 윤창중 수석 대변인의 임명과 같이 국민을 적대시하고 야권을 반국가세력으로 매도하는 사람들과 함께 국정을 해나간다면 진정한 국민대통합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윤창중 씨의 수석 대변인 임명을 즉각 철회하지 않는다면 야권과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48%의 국민을 모두 반(反)대한민국 세력으로 규정하고 배제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정치 전문가들도 이번 인사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박 당선인의 100% 대통합 의지를 훼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사로 집권 초기부터 공정성 훼손 시비를 떠앉고 국정 운영을 시작한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 당선인이 '100%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는데 좌우 대립의 최전선에서 인격 살인에 가까운 언사로 상대방을 공격했던 사람을 중용하게 되면 '말과 행동이 다르다'라는 이미지를 만들게 된다"면서 "박 당선인이 내세운 상징성을 스스로 허문 인사"라고 지적했다.

박 당선인의 보안을 최우선시하는 인사 스타일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 평론가는 "인사는 투명한 과정에서 언론의 검증을 받으며 이뤄져야 하는데, 이번 인사는 공개적인 검증과정을 거쳤으면 이뤄질 수 없는 인사"라며 "비밀로 했는데 발표하고 보니 황당한 이런 인사가 반복되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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