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탑 / 최길하 (2013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1. 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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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하

 

 

탑은 탑보다

 
탑 그림자가 더 좋다
 

그림자도 그냥 그림자가 아니라
 

물고기떼 집이 돼주는 물 속 그림자가 더 좋다
 

물 속 그림자도
 

뭉게구름 몇 장 데리고 노는
 

늙으신 탑이 더 좋다
 

아침마다 마당을 쓸어놓고
 

등불같은 까치밥 쳐다보는

 
우리 종손같은 탑이 더 좋다

 

 

 

(2013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