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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음식점 반발 부른 교회 식당, 무슨 일이…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1. 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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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음식점 반발 부른 교회 식당, 무슨 일이…

안산동산교회 구내식당 싼 가격에 주민들 몰려
"손님 없어서 못살겠다" 구청에 외부인 단속 민원
한국일보 | 김창훈기자 | 입력 2013.01.08 02:35 | 수정 2013.01.08 09:43

지난달 말 낮 12시쯤 경기 안산시 상록구 사동 안산동산교회 2층 구내식당. 수백 명이 일시에 몰리며 식당 안은 물론 복도에 추가로 설치한 테이블까지 꽉 찼지만 한쪽에는 여전히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끝 모르게 늘어섰다. 대부분 교인인 듯 했지만 작업복 등을 입은 외부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같은 시간 교회 서쪽 음식점들이 몰려 있는 거리는 한산했다. 음식점 두 곳은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지난해 7월부터 영업을 접은 최모(40)씨는 "직원 3명을 해고하고 혼자 주방까지 봤지만 도저히 지탱할 수 없었다"며 "이 동네에는 점심시간에 오히려 상가 쪽에서 교회로 사람들이 이동하는 기현상이 벌어져 상가 권리금까지 바닥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달 말 경기 안산시 상록구 안산동산교회 2층 구내식당 복도까지 점심 손님들로 꽉 들어찬 가운데 식당으로 들어가려는 손님들도 길게 늘어서 있다.

얼어붙은 경기 탓에 손님을 놓고 음식점 업주들과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대형교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상인들에 따르면 몇 년 전부터 교회 구내식당이 확대 개편되면서 평일에 밖으로 나가던 교인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과 바로 옆 상록구청ㆍ보건소 등 공무원들도 점심을 먹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교회 안에 커피숍까지 있어 지역 주부들의 모임장소로도 애용된다.

직격탄을 맞은 음식점 업주 등은 지난해 말 가칭 소상인연합회를 만들어 교회에 항의하는 한편, 상록구청에도 "외부손님을 막아달라"며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교회측은 지난해 식대를 500원(3,500원) 올리고, 입구에 '영세 식당에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외부인 이용을 제한한다'는 푯말을 세웠지만 오는 손님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구청도 외부인을 구별할 수 없어 사실상 단속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상인들은 "구내식당 휴일제를 운영하는 관공서처럼 영세상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형 교회가 솔선해 상인과의 상생에 노력해 달라"는 요구다.

2006년 말 개교한 안산동산교회는 지하 2층에 지상 10층, 건축연면적만 4만㎡에 달하는 안산 최대 규모 교회로 교인은 2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