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울 수 없는 노래
―4·19혁명 21주년 기념시
김정환 (1954∼ )
불현듯, 미친듯이
솟아나는 이름들은 있다
빗속에서 포장도로 위에서
온몸이 젖은 채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던 시절
모든 것은 사랑이라고 했다
모든 것은 죽음이라고 했다
모든 것은 부활이라고 했다
불러도 외쳐 불러도
그것은 떠오르지 않는 이미 옛날
그러나 불현듯, 어느 날 갑자기
미친 듯이 내 가슴에 불을 지르는
그리움은 있다 빗속에서도 활활 솟구쳐 오르는
가슴에 치미는 이름들은 있다
그들은 함성이 되어 불탄다
불탄다, 불탄다, 불탄다, 불탄다.
사라져버린
그들의 노래는 아직도 있다
그들의 뜨거움은 아직도 있다
그대 눈물빛에, 뜨거움 치미는 목젖에
-일간『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28』(동아일보. 2012년 11월 16일)
2012-11-16 03:00 2012-11-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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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울 수 없는 노래
―4·19 21주년 기념시
김정환
불현듯, 미친 듯이
솟아나는 이름들은 있다.
빗속에서 포장도로 위에서
온몸이 젖은 채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던 시절
모든 것은 사랑이라고 했다
모든 것은 죽음이라고 했다
모든 것은 부활이라고 했다
불러도 외쳐 불러도
그것은 떠오르지 않는 이미 옛날
그러나 불현듯, 어느 날 갑자기
미친 듯이 내 가슴에 불을 지르는
그리움은 있다 빗속에서도 활활 솟구쳐오르는
가슴에 치미는 이름들은 있다
그들은 함성이 되어 불탄다
불탄다. 불탄다. 불탄다. 불탄다.
사라져버린
그들의 노래는 아직도 있다
그들의 뜨거움은 아직도 있다
그대 눈물빛에, 뜨거움 치미는 목젖에
(『지울 수 없는 노래』. 창작과비평사. 1982)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4편 수록 중 1편.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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