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38개월간 39차례 해외출장 19차례로 줄여 KDI 홈페이지 게시
기사입력 2013-02-20 03:00:00 기사수정 2013-02-20 03:00:00
법률상 공개의무 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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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재직하는 38개월 동안 39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지만 법 규정을 위반하면서 20차례의 출장 기록 공개를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장관급이 타는 일등석을 이용하며 항공료로 1억 원 이상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 확인 결과 현 후보자는 2009년 3월 KDI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다녀온 39차례의 해외 출장 중 19차례만 KDI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지난해엔 해외 출장 13번 중 6차례만 공개했다. 공공기관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및 재정부 지침에 따라 임직원 해외출장 사실을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누락된 출장지는 미국 워싱턴 하와이, 태국 방콕, 홍콩 등이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한두 건이 단순 누락된 경우라면 몰라도 고의적으로 대거 누락된 사실이 발견되면 경영평가에 반영해 제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DI 측은 “최근 홈페이지를 교체하며 서버 에러가 생겨 일부 문서만 지워진 것”이라고 해명했다가 뒤늦게 “내부 결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관련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리지 못했다”고 말을 바꿨다.
현 후보자의 ‘호화 출장’ 논란도 문제가 되고 있다. KDI가 2010년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 원장은 2009년 3월부터 2010년 8월까지 8차례 일등석을 이용해 출장을 다녀오면서 항공료로만 5500만 원을 지출했다. 한 번 출장에 왕복 항공료로 평균 680만 원가량을 쓴 것이다.
현 후보자는 당시 KDI 규정을 근거로 일등석을 이용해 왔다. 행정안전부는 공무원여비업무처리 지침에 장관급만 일등석을 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KDI는 행안부 지침과 달리 원장이 일등석을 탈 수 있도록 자체 규정을 갖고 있다가 2010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받고 나서야 원장도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도록 바꿨다.
한 KDI 연구원은 “현 후보자가 다른 연구기관장에 비해 지나치게 출장이 잦았고, 공무로 볼 수 없는 성격의 출장도 많아 조직 내에서 여러 말들이 나왔다”고 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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