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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조 4편)
한공(寒空)
김제현
하늘 먼
이승 길
어둠 속 눈물.
텅 비인
이 들녘
달빛 서리에 차
끼르륵
어느 마을을 찾는가
외기러기
설울음.
(『동토』. 정음사. 1966 :『김제현 시조전집』. 경기대학교 연구지원팀.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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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김제현
뎅그렁 바람따라
풍경이 웁니다.
그것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일 뿐.
아무도 그 마음 속 깊은
적막을 알지 못합니다.
만등(卍燈)이 꺼진 산에
풍경이 웁니다.
비어서 오히려 넘치는 무상(無上)의 별빛.
아, 쇠도 혼자서 우는
아픔이 있나 봅니다.
(『무상의 별빛』. 민족과문학사. 1990 :『김제현 시조전집』. 경기대학교 연구지원팀.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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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책의 하루
김제현
안개 속을 기어온
나팔꽃 목줄기가
하얗게 말라 있다.
목이 쉬어 있다.
한종일 난감한 초월
매캐한 바람이 분다.
(『무상의 별빛』. 민족과문학사. 1990 :『김제현 시조전집』. 경기대학교 연구지원팀.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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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김제현
꽃들이
고개를 지우고 서 있다.
꽃잎엔 오후 5시의
햇살이 비낀다.
어느덧 마른 대궁이에
먼 구름이 걸린다.
(『무상의 별빛』. 민족과문학사. 1990 :『김제현 시조전집』. 경기대학교 연구지원팀. 2003)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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