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내가 훔치고 싶은 ♠ 시

풍경 / 김제현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7. 10. 09:37
728x90

풍경

 

김제현

 


뎅그렁 바람따라
풍경이 웁니다.


그것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일 뿐.


아무도 그 마음 속 깊은
적막을 알지 못합니다.


만등(卍燈)이 꺼진 산에
풍경이 웁니다.


비어서 오히려 넘치는 무상(無上)의 별빛.


아, 쇠도 혼자서 우는
아픔이 있나 봅니다.

 

 

 

(『무상의 별빛』. 민족과문학사. 1990 :『김제현 시조전집』. 경기대학교 연구지원팀. 2003)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