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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이윤학
오른손 검지 손톱 밑 살점이 조금 뜯겼다.
손톱깎이가 살점을 물어뜯은 자리
분홍 피가 스며들었다.
처음엔 찔끔하고
조금 있으니 뜨끔거렸다.
한참 동안,
욱신거렸다.
누군가 뒤늦게 떠난 모양이었다.
벌써 떠난 줄 알았던 누군가
뜯긴 살점을 통해 빠져나간 모양이었다.
아주 작은 위성 안테나가 생긴 모양이었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었다.
-시집『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문학과지성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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