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내가 훔치고 싶은 ♠ 시

봄은 / 이대흠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7. 10. 09:35
728x90

봄은

 

이대흠

 

 
조용한 오후다
무슨 큰 일이 닥칠 것 같다
나무의 가지들 세상곳곳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

 

숨쉬지 말라.
그대 언 영혼을 향해
언제 방아쇠가 당겨질 지 알 수 없다.
마침내 곳곳에서 탕,탕,탕,탕
세상을 향해 쏘아대는 저 꽃들
피할 새도 없이
하늘과 땅에 저 꽃들
전쟁은 시작되었다
전쟁이다.

 

 

 

-시집『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창비,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