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내가 훔치고 싶은 ♠ 시

강철 새잎 / 박노해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7. 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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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새잎

 

박노해

 

 

저거 봐라 새잎 돋는다
아가 손마냥 고물고물 잼잼
봄볕에 가느란 눈 부비며
새록새록 고목에 새순 돋는다


하 연둣빛 새 이파리
네가 바로 강철이다
엄혹한 겨울도 두터운 껍질도
제 힘으로 뚫었으니 보드라움으로 이겼으니


썩어가는 것들 크게 썩은 위에서
분노처럼 불끈불끈 새싹 돋는구나
부드러운 만큼 강하고 여린 만큼 우람하게
오 눈부신 강철 새잎

 


 
―오선영 엮음『꼭 읽어야 할 한국 현대시 222선』(도서출판 타임기획, 1996)
―김희보 엮음『한국의 명시』(가람기획 증보판,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