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긍정적인 밥
함민복
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1996년>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00/38』(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창비. 1996)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 내가 훔치고 싶은 ♠ 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 손의 기억 / 강인한 (0) | 2014.01.25 |
---|---|
질경이의 꿈 / 임경묵 (0) | 2013.12.07 |
석류 / 조운 (0) | 2013.11.26 |
석류 / 이가림 (0) | 2013.11.26 |
노루귀꽃 / 김형영 (0) | 2013.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