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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不공천' 한다더니.. 野, 후보 지원 꼼수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3. 2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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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不공천' 한다더니.. 野, 후보 지원 꼼수

조선일보 | 정우상 기자 | 입력 2014.03.21 03:02

 

'기초 선거 불(不)공천'을 명분으로 신당 창당에 합의한 야권 신당에서 "공천을 하지 않으면 정말 완패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공천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현장에서는 공천은 안 해도 실제 '공천 효과'를 보기 위한 각종 편법이 등장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선거 때문에 공천하면 신당이 깨진다"며 속앓이만 하고 있다.

◇"선거 지는 게 새 정치냐"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20일 "선거에서 이겨야 새 정치도 할 수 있다"며 "수술로 암덩이(기초 공천) 제거에 성공하더라도 환자(선거)가 죽으면 무슨 소용이냐"며 기초 공천 실시를 주장했다. 초선인 이원욱 의원도 "당원들에게 '출마하려면 탈당하라'고 하는 것이 새 정치냐"고 했다. 기초 공천을 하지 않으면 민주당 후보들은 무소속 출마를 위해 탈당해야 한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기초 선거 공천 주장은 합당 반대로 해석될 수 있어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그러나 당원들의 집단 탈당, 후보 난립, 조직 와해, 광역 선거에 대한 악영향 등 불공천에 따른 부작용이 구체화하면서 공천 주장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기초 선거에서 완패하면 당 조직이 무너지고, 이는 총선, 대선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편법 지원 논란

민주당은 "불공천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는 공천 효과를 보려고 각종 우회적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 16일 자체 모임을 가진 민주당 수도권 의원들은 17일부터 자신이 지원하는 기초 후보와 지역을 돌면서 유권자들에게 '얼굴도장'을 찍고 있다. 신당 창당과 무소속 출마를 위한 탈당 전에 최대한 민주당 '공인 후보'임을 알려 공천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 민주당 구청장들도 지난 주말 따로 대책 회의를 가졌다. 수도권에서는 기초 선거 지역구당 시·구 의원 후보 5~6명이 난립하고 있지만 '교통정리'를 위한 뾰족한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민주당 이름을 쓸 수 없는 야권 후보들은 신당의 상징 인물인 김한길·안철수 공동 위원장과 사진을 찍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20일 열린 신당의 광주·대전시당 창당 대회장에는 김한길·안철수 의원 옆에서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기초 예비 후보들이 서로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현수막 밑에서는 신당의 상징인 파란색 점퍼를 입고 사진을 찍으려는 후보들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신당 지도부는 공인되지 않은 후보들이 지도부와 찍은 사진을 남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들이 지정한 후보에게만 사진 사용을 허락하고, 다른 후보들에게는 초상권을 내세워 사진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공천에 해당해 편법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安 입장이 관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안 위원장의 입장 변화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재검토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기초 선거 불공천 입장에 변화가 없지만 안 의원이 먼저 요구하면 다시 논의해볼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그러나 안 의원 측 새정치연합은 이날 회의에서 "기초 선거 결과가 나쁘면 안 위원장 책임론이 나오겠지만 신당의 출발점이 된 불공천 약속을 깰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