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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꺼내올게" 불타는 집 뛰어든 할머니.. 할머니 구하려 따라들어간 女高生 끝내..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3. 1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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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꺼내올게" 불타는 집 뛰어든 할머니.. 할 머니 구하려 따라들어간 女高生 끝내..

조선일보 | 예산 | 입력 2014.03.10 03:02

 

8일 오전 9시 26분쯤 충남 예산군 오가면 한 단층주택에서 불이 났다. 이 집 거실에 있던 박모(17)양과 할머니(63)는 불이 나자 황급히 집 밖으로 뛰어나왔다.

불길을 바라보며 한숨 돌리던 할머니는 잠시 후 "손녀 교복을 갖고 나와야 한다"며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할머니가 금세 나오지 않자 손녀 박양도 뒤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 후 할머니는 다시 집 밖으로 빠져나왔지만, 박양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박양을 구조하러 들어간 소방관들은 거실에서 쓰러져 숨져 있는 박양을 발견했다.

불은 주택 내부 85㎡와 가재도구를 태워 260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 재산 피해도 낸 뒤 3시간여 만에 꺼졌다. 박양 아버지는 이날 아침 일찍 논으로 나가 화재 당시 집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아버지와 함께 이 집에 살던 박양은 최근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새 교복을 맞췄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박양의 할머니는 화재 진화 후 경찰에서 "손녀가 아끼던 교복을 챙기려고 불이 붙은 집에 다시 들어가서 가까스로 교복을 챙겨서 나와 보니 손녀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며칠 전 고등학교에 입학한 손녀를 위해 할머니가 위험한 불길을 뚫고 어렵게 교복을 챙겨 나왔지만, 안타깝게도 교복을 입을 손녀는 불길과 연기에 갇혀 쓰러진 것이다.

이웃에 사는 마을 주민은 "세 식구가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큰 어려움 없이 평범하고 단란하게 살았는데, 갑작스러운 사고로 (박양이) 숨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예산경찰서는 "불이 아버지가 쓰는 방 쪽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며 "박양이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이며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