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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유승도
나는 둥그런 산에 산다
나무와 밭으로 뒤덮인 산,
숲에서 나온 물줄기는 밭을 가로질러 산 아래 들판으로 흐른다
가끔은 구름이 내 오두막을 감싸기도 한다
내 산엔 산 같은 무덤들이 있다
아버지 어머니도 산에 묻혔다
아버진 말이 없는 분이셨다
얼굴을 본 기억이 없는 어머닌 노래를 잘 부르셨다고 한다
이제 출산 날이 다가온 아내의 배를 보니
무덤을 참 많이도 닮았다
―시집『작은 침묵들을 위하여』(창작과비평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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