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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早春)/정인보 - 이별 노래/박시교 -- 카톡 - 좋은 시 43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3. 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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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早春)/정인보 - 이별 노래/박시교 -- 카톡 - 좋은 시 43

 

그럴싸 그러한지 솔빛 벌써 더 푸르다.

산골에 남은 눈이 다 산 듯이 보이고녀.

토담집 고치는 소리 볕발 아래 들려라.

 

나는 듯 숨은 소리 못 듣는다 없을쏜가.

돋으려 터지려고 곳곳마다 움직이리.

나비야 하마 알련마는 날기 어이 더딘고.

 

이른 봄 고운 자취 어디 아니 미치리까?

내 생각 엉기올 젠 가던 구름 머무나니.

든 붓대 무능다 말고 헤쳐 본들 어떠리.

 

김희보 엮음한국의 명시(가람기획 증보판,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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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노래 / 박시교

 

봄에 하는 이별은 보다 현란한 일이다

 

그대 뒷모습 닮은 지는 꽃잎의 실루엣

 

사랑은 순간일지라도 그 상처는 깊다

 

가슴에 피어나는 그리움의 아지랑이

 

또 얼마의 세월 흘러야 까마득 지워질 것인가

 

눈물에 번져 보이는 수묵빛 네 그림자

 

가거라, 그래 가거라 너 떠나보내는 슬픔

 

어디 봄산인들 다 알고 푸르겠느냐

 

저렇듯 울어쌌는 뻐꾸긴들 다 알고 울겠느냐

 

봄에 하는 이별은 보다 현란한 일이다

 

하르르 하르르 무너져 내리는 꽃잎처럼

 

그 무게 견딜 수 없는 고통 참 아름다워라

 

시집(독작(獨酌(도서출판 작가, 2004)

 

 

출처: 사이버 문학광장 문장/ 도종환 시배달 2007-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