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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동시 11 - 잔물결 이는, 오월 한낮 / 강순예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5. 2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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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피꽃밭 지나는데
“마을 회관이 어딘가?”
처음 보는 할아버지가 묻는다.
 

“앞쪽으로 가시다가
오른쪽이에요.”
 

“허허, 잘 자라주어 고맙습니다, 어린님.”
 

아하, 처음 듣는 말,
‘고맙습니다, 어린님.’
슬며시 웃음이 벌고
어깨가 절로 으쓱해진다.
 

하늬바람잔물결 일고
고즈넉한 담벼락에
이팝나무 꽃보라 이는
오월 한낮.
 
 

 
 

우리말 뜻
살피꽃밭: 건물, 담 밑, 도로 따위의 경계선을 따라 좁고 길게 만든 꽃밭. 외관상 앞쪽에는 키가 작은 꽃을, 뒤쪽에는 키가 큰 꽃을 심는다.
벌고벌다: 식물의 가지 따위가 옆으로 벋고 식물의 가지 따위가 옆으로 벋다.
하늬바람: 서쪽에서 부는 바람. 주로 농촌이나 어촌에서 이르는 말이다.
잔물결: 근심이나 흥분 따위로 마음에 일어나는 가벼운 동요(動搖)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고즈넉한고즈넉하다: 고요하고 아늑한 고요하고 아늑하다.
꽃보라: 떨어져서 바람에 날리는 많은 꽃잎.
 
우리말 동시 풀이
말에는 힘이 있다. 처음 보는 할아버지께 마을 회관으로 가는 길을 공손히 일러 드리고 받은 한마디 말에서, 아이는 자신이 존중받고 있음을 느낀다. 이 시에는 ‘말’에 담긴 배려와 존중의 힘을 담았다.
 
할아버지가 건넨 따뜻하고 부드러운 존중의 말을 나타내기 위해 ‘하늬바람’을, 아이 마음에 물결치는 자존감을 나타내기 위해 ‘잔물결’과 ‘꽃보라’를 썼다.
 
일찍이 율곡 이이 선생은 <<격몽요결>>이라는 책에 말과 행동에 존중을 담아야 한다는 언행 예절을 이야기했고, 동학 2대 교주인 최시형 선생은 ‘사람이 곧 하늘’이라고 했다. 이를 본받은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쓰며, 어린이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우리가 주고받는 말과 행동에 존중과 배려를 담아 따뜻한 문화가 꽃피는 나라를 만들면 좋겠다.  

 
 

시·글_강순예
동시와 동화, 노랫말을 쓰고 있으며, 토박이 우리말을 알리는 글도 쓰고 있다. 어린이 성교육, 요리, 환경, 법률, 어휘력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기획하고 출간했으며,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아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에서 전통문화콘텐츠를 전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