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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최감독/최형태 - 카톡 좋은 시 112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6. 1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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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112        

   

    우리 아들 최 감독

    최형태(1952)

 

  전공인 영화를 접은 둘째 녀석이

어느 날 갑자기 바리스타에 입문하였다

졸업 작품으로 단편영화를 찍고

개막작으로 뽑히고 하길래

영화감독 아들 하나 두나 보다 했는데

영화판에는 나서볼 엄두도 못 내고

여기저기 이력서 내고 면접도 보러 다니고 하더니

끝내 방향을 틀어버렸다

그러던 녀석이 어느 날 손에 들고 들어오던

권정생 선생 책이라니……

아비 닮아 저런 책이나 좋아한다

이 험난한 청년 수난 시대에 어찌 먹고살려고……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식구들은 그를

감독이라 부른다 최 감독

안 되면 자신의 삶이라도 연출할 테니까

알고 보면 누구나 감독이다 

시집어느 무명 파두 가수의 노래(책만드는집, 2015)

 

 

우리 아들 최 감독

최형태(1952)

 

 

전공인 영화를 접은 둘째 녀석이

어느 날 갑자기 바리스타에 입문하였다

졸업 작품으로 단편영화를 찍고

개막작으로 뽑히고 하길래

영화감독 아들 하나 두나 보다 했는데

영화판에는 나서볼 엄두도 못 내고

여기저기 이력서 내고 면접도 보러 다니고 하더니

끝내 방향을 틀어버렸다

그러던 녀석이 어느 날 손에 들고 들어오던

권정생 선생 책이라니……

아비 닮아 저런 책이나 좋아한다

이 험난한 청년 수난 시대에 어찌 먹고살려고……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식구들은 그를

감독이라 부른다 최 감독

안 되면 자신의 삶이라도 연출할 테니까

알고 보면 누구나 감독이다

 

 

 

시집어느 무명 파두 가수의 노래(책만드는집,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