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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독/이문재 - 카톡 좋은 시 118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6. 1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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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118 

     

   노독

   이문재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 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 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  

 

   시집마음의 오지(문학동네, 2011)

 

   장석주 시배달 사이버문학광장 문장(20150526

 

 

노독

 

이문재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 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 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

 

 

 

장석주 시배달 사이버문학광장 문장(20150526)

시집마음의 오지(문학동네,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