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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걱정/기형도 - 카톡 좋은 시 137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7. 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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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137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ㅡ시집『입 속의 검은 잎』(1991)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ㅡ시집『입 속의 검은 잎』(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