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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곰팡이 —산책시(散策詩) 1 /이문재 - 카톡 좋은 시 136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7. 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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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136

   푸른 곰팡이

   이문재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구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우체통을 굳이 빨간색으로 칠한 까닭도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것이겠지요

 

  ㅡ시집『산책 시편』(민음사, 1993)


 

 

 

푸른 곰팡이

산책시(散策詩) 1

이문재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구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우체통을 굳이 빨간색으로 칠한 까닭도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것이겠지요

 

 

 

ㅡ시집『산책 시편』(민음사, 1993)

일간『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00/22』(조선일보 연재,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