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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 태 형 on 2015-12-14 20:18:05 in 2015 문정희, 문학집배원, 시배달 | 0 댓글
황인찬, 「무화과 숲」
쌀을 씻다가
창밖을 봤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사람들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시_ 황인찬 – 1988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났다. 2010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가 있다.
▶낭송 – 이지완 – 배우. 연극 , 등에 출연.
배달하며
북구 노르웨이의 시인 하우게의 시를 연상시킨다. “창가의 큰 사과나무를 벴다/ 무엇보다, 전망을 가렸으므로,/여름이면 거실은 따분했다,/게다가 도매상들은/ 더 이상 그런 종류의 사과를 원치 않았다…”
무심한 시선이야말로 시라는 장르가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무화과 숲으로 간 사람들은 무엇이 되었을까? 어느 날 잘 익은 무화과 속 달콤하고 환한 꽃이 되었을까.
도서관은 너무 조용해서 책장을 넘기는 것마저 실례가 되는 것 같지만 그래도 거기에서 스스로 목욕하는 구관조를 발견한 시인의 무심이 폭포보다 큰 울림을 준다.
문학집배원 문정희
▶ 출전_『구관조 씻기기』(민음사)
▶ 음악_ 배기수
▶ 애니메이션_ 제이
▶ 프로듀서_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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