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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운다/임성용 - 카톡 좋은 시 262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3. 30.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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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좋은 시 262 



  아내가 운다

 

  임성용   

 


  막걸리를 마시고
  아내가 운다
  적금 통장과 육십 만원 월급을 내놓고
  혼자, 새벽까지 운다
  나는 그 울름 곁에 차마 다가설 수 없다
  눈물을 참으라고 등 다독이며
  함께 울어주거나 손수건을 건넬 수 없다
  그것은 너무 뻔한 위선이라서
  말없이 이불을 쓰고 잠자는 척 한다
  미안하다는 말이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자는 말이
  더 불행한 약속임을 왜 모르겠는가
  애초에 나 같은 사람 만나지를 말지
  억지를 부리면 부릴수록
  하나씩 부러지는 아내의 뼈
  진짜 아픈 건 뼈마디에 도사린 꿈이다
  울음 눈물 참고 죽을 때까지
  허약한 꿈을 믿고 산다는 건
  얼마나 무서운 악몽인가
  차라리 악다구니를 쓰고 멱살을 잡고
  집을 뛰쳐나가 끝장을 내는 것 보다
  밤새 흐느껴 운 아내가
  씽크대 서랍에 약봉지를 숨겨놓고
  또 아침이면 일하러 나갈 때
  나는 솔직하지 못한 그 꿈이 두렵다.

 


시집『하늘공장』(삶이보이는창, 2007)




  아내가 운다

 

  임성용   

 


  막걸리를 마시고
  아내가 운다
  적금 통장과 육십 만원 월급을 내놓고
  혼자, 새벽까지 운다
  나는 그 울름 곁에 차마 다가설 수 없다
  눈물을 참으라고 등 다독이며
  함께 울어주거나 손수건을 건넬 수 없다
  그것은 너무 뻔한 위선이라서
  말없이 이불을 쓰고 잠자는 척 한다
  미안하다는 말이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자는 말이
  더 불행한 약속임을 왜 모르겠는가
  애초에 나 같은 사람 만나지를 말지
  억지를 부리면 부릴수록
  하나씩 부러지는 아내의 뼈
  진짜 아픈 건 뼈마디에 도사린 꿈이다
  울음 눈물 참고 죽을 때까지
  허약한 꿈을 믿고 산다는 건
  얼마나 무서운 악몽인가
  차라리 악다구니를 쓰고 멱살을 잡고
  집을 뛰쳐나가 끝장을 내는 것 보다
  밤새 흐느껴 운 아내가
  씽크대 서랍에 약봉지를 숨겨놓고
  또 아침이면 일하러 나갈 때
  나는 솔직하지 못한 그 꿈이 두렵다.

 



시집『하늘공장』(삶이보이는창,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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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꿈 - 詩 : 임성용, 곡·노래 : 김성만

 



아내의 꿈


詩    : 임성용

작곡 : 김성만

노래 : 김성만


막걸리에 가슴적시며 내사랑 아내가 운다

적금깨고 80 만원 월급을 내놓고 운다


참으라고 다독이며 내함께 울지 못했다

이불쓰고 뒤집어져서 슬며시 자는척했다


앞으로는 행복하게 잘살자 말을 못하고

눈물을 참으며 등 다독이며 차마함께 울지 못했다


진짜 진짜 가슴 아픈 건 하나씩 부서지는 아내의 꿈

차라리 악쓰며 팔둑질 하며 끝장을 내 보겠다


새벽까지 흐느껴 울다 쓰러져 잠들은 아내

애초에 나 같은 사람만나서 인생이 괜히 서럽다


다시 한번 악몽이라며 뼈마디에 아로새긴 아내의 꿈

기필코 이겨서 그 눈물만큼  그 꿈을 꼭 찾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