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좋은 시 267 그 가시내/이대흠
그 가시내 무척 예뻤네 솟기 시작한 젖가슴에 내 가슴 동동거렸지 십 년 넘도록 말 한마디 못했네 만나면 내 먼저 고개 돌리고 몰래 쓴 편지는 달을 향해 쌓여졌네 내 비록 고무줄 툭툭 끊어 놓았지만 그 가시내 눈만 보면 토끼처럼 달아났네 비 오는 날에도 햇살 왜 그렇게 왜 그렇게 따가웠을까 중학 시절 풀빵 보면 그 가시내 오동통한 보올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내 마음은 언제나 물 오른 버들가지 발자욱 소리에도 몰래 혼자 떨었다네 너무 오래 좋아하면 그 사람 멀어지네 그 가시내 무척 이뻤네 졸업하고 헤어졌네 그뿐이었네
―시집 『상처가 나를 살린다』(현대문학북스. 2001) |
그 가시내
이대흠
그 가시내 무척 예뻤네
솟기 시작한 젖가슴에 내 가슴 동동거렸지
십 년 넘도록 말 한마디 못했네
만나면 내 먼저 고개 돌리고
몰래 쓴 편지는 달을 향해 쌓여졌네
내 비록 고무줄 툭툭 끊어 놓았지만
그 가시내 눈만 보면 토끼처럼 달아났네
비 오는 날에도 햇살 왜 그렇게
왜 그렇게 따가웠을까
중학 시절 풀빵 보면 그 가시내
오동통한 보올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내 마음은 언제나 물 오른 버들가지
발자욱 소리에도 몰래 혼자 떨었다네
너무 오래 좋아하면 그 사람 멀어지네
그 가시내 무척 이뻤네
졸업하고 헤어졌네
그뿐이었네
―시집 『상처가 나를 살린다』(현대문학북스.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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