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서릿발을 뚫고 동은 튼다
<39> ‘보리밭’ 최광임(시인)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입력 : 2015.0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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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동이 트고 다시 어두워지기 전까지 그곳은 치열한 생존의 터전이다. 농부들의 보호에도 불구하고 먹거리를 찾아 나선 새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밤이면 혹한의 추위를 견뎌낸 얼지 않은 잎만이 살 수 있다. 이 겨울 하루하루를 그렇게 보내고서야 4월의 청보리밭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꼭 우리네 세상살이와 닮았다. 겉으로는 근사한 세상을 살고 있는 듯하나 저 만경의 보리들처럼 힘들지 않은 생을 살고 있는 이는 존재치 않는다. 해가 바뀐 새해에도 힘껏 살아야할 이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