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우리 말♠문학 자료♠작가 대담

뭐라고 부를까 -우리 ‘작은아버지’는 아직 결혼을 안 하셨어!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10. 26. 08:43
728x90


뭐라고 부를까 -우리 ‘작은아버지’는 아직 결혼을 안 하셨어!


버스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화제는 ‘마흔일곱 살의 삼촌이 아직도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는데, 삼촌이 결혼하지 않는 것까지는 요즘 흔한 일이라 괜찮기는 하지만 요새 들어 자꾸만 ‘작은아버지’라는 호칭을 강요한다는 게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삼촌과 작은아버지

어제까지만 해도 ‘삼촌’이라고 불렀던 아버지의 남동생이 이제부터 자신을 ‘작은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하니 학생의 입장에서는 의아할 법도 하다. 아마도 학생은 아버지의 결혼하지 않은 남동생은 ‘삼촌’으로이고, 아버지의 결혼한 남동생은 ‘작은아버지’로 부르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을 것이다. 과연 ‘삼촌’은 미혼에게만 쓰고 ‘작은아버지’는 기혼에게만 쓰는 말일까? ‘삼촌’의 사전 뜻풀이를 살펴보자.

삼촌

「명사」
「1」 아버지의 형제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 특히 결혼하지 않은 남자 형제를 이르거나 부른다.
「2」 방계로는 부모와 같은 항렬의 백부모·숙부모 또는 형제의 자녀와의 촌수.

 

≪표준국어대사전≫ 뜻풀이에 따르면 ‘삼촌’은 ‘아버지의 형제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로 주로 미혼에게 쓰이지만 기혼에게도 쓸 수 있다. ≪표준언어예절≫에서도 아버지의 남동생이 미혼이냐, 기혼이냐에 관계없이 ‘삼촌’을 쓸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작은아버지’는 어떨까?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뜻풀이 수정

학생의 삼촌이 ‘주로 기혼자를 가리킬 때 쓰는 말’인 ‘작은아버지’라는 호칭을 사용하라고 한 까닭은 ‘작은아버지’의 표준국어대사전 뜻풀이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일 것이다. 국립국어원이 지난 9월 18일에 공개한 ≪표준국어대사전≫ 2016년 2사분기 수정 내용을 보면 ‘작은아버지’의 뜻이 다음과 같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수정 전 뜻풀이

작은아버지

[Ⅰ] 「명사」
아버지의 결혼한 남동생을 이르는 말. 여럿이 있을 때는 그 순서에 따라 첫째 작은아버지, 둘째 작은아버지, 셋째 작은아버지 등과 같이 이른다. ≒숙부01(叔父)·숙숙01 (叔叔) 「1」·제숙(弟叔).
[Ⅱ] 「감탄사」
아버지의 결혼한 남동생을 부르는 말. 여럿이 있을 때는 그 순서에 따라 첫째 작은아버지, 둘째 작은아버지, 셋째 작은아버지 등과 같이 부른다.

 

수정 후 뜻풀이

작은아버지

[Ⅰ] 「명사」
아버지의 남동생을 이르는 말. 주로 기혼자를 가리킨다. 여럿이 있을 때는 그 순서에 따라 첫째 작은아버지, 둘째 작은아버지, 셋째 작은아버지 등과 같이 이른다. ≒숙부01(叔父)·숙숙01 (叔叔) 「1」·제숙(弟叔).
[Ⅱ] 「감탄사」
아버지의 남동생을 부르는 말. 주로 기혼자를 일컫는다. 여럿이 있을 때는 그 순서에 따라 첫째 작은아버지, 둘째 작은아버지, 셋째 작은아버지 등과 같이 부른다.

 

‘작은아버지’는 지금까지 기혼한 삼촌에게만 사용해 왔지만 결혼을 늦게 하거나 독신으로 사는 사람이 증가한 현대 사회에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따라 호칭에도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기 위하여 ‘작은아버지’의 뜻풀이에서 ‘혼인’이라는 조건을 삭제하고, ‘주로 기혼자를 가리킨다’는 설명을 덧붙인 것이다.
사회 변화와 함께 찾아온 우리말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