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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신 누님/ 김광균 [金光均, 1914.1.19 ~ 1993.11.23]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7. 4. 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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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신 누님

  

     김광균 [金光均, 1914.1.19 ~ 1993.11.23] 

 

 

  누님은 가셨나요 바다를 건너

  뛰-뛰-하는 큰 배 타고 머나먼 나라로

  사랑하는 나를 두고 누님은 가셨나요

  쓸쓸한 가을비 부실부실 오던 밤

  희미한 촉불아래 고개를 베고

  재미있는 옛 이야기 번갈아 하는

  내 누님은 가셨나요 바다를 건너

  달 밝은 밤 滿月臺(만월대)의 우거진 풀 속에서

  베짱이의 우는 소리 들려오고요

  옛 비인 대터의 盤石(반석) 우에는

  누님 찾는 내 노래가 슬프기도 합니다

  멀고먼 그 나라의 그리운 내 누님

  누님의 떠나던 날 꽂아놓은 들국화는 至今(지금)은 시들어 볼 것 없어 도

  찬 서리는 如前(여전)히 때를 따라서

  오늘밤도 잠자코 나려옵니다.

 

 

 

1926년 12얼 14일중외일보》 신춘문예에 13세의 나이로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