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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아지 왜 물까"..답은 '주인'이 갖고 있다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7. 10. 2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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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아지 왜 물까"..답은 '주인'이 갖고 있다

남형도 기자 입력 2017.10.24. 03:30

23일 반려견 행동심리 및 복지전문가 등에 따르면 반려견이 사람을 무는 이유는 크게 7가지로 △육체적 질병 △사회화 부족에 따른 두려움 △억압된 사육 환경 △사냥(포식) 본능 △특정 상황에 대한 두려움 △학습된 공격 △유전적인 공격성 등이다.

반려견의 공격성을 파악하기 전 우선 해야할 일은 반려견이 아픈 곳이 있는지 동물병원에서 살피는 것.


질병·사회화 부족·학습된 공격 등 원인 다양.."반려견 주인 책임 늘려 예방해야"
/삽화=최헌정 디자이너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박모씨(37)·이모씨(35) 부부는 만 2년 된 강아지 푸들 때문에 걱정이 많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말 잘 듣고 온순하던 강아지가 최근 손가락을 깨무는 등 공격성을 보이는 것. 5살 아들이 다칠까 우려돼 최근 동물행동전문가의 상담을 받았다. 박씨는 "어린 자녀가 있어서 실내에서도 반려견을 늘 묶어 키운 것이 원인인 것 같다는 조언을 들었다"며 "이후 하루에 한 번씩 꾸준히 산책도 시키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해줬는데 상당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반려견들이 사람을 무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를 근복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물행동 전문가들은 주인이 반려견의 폭력적 행동에 대한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훈련을 시켜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3일 반려견 행동심리 및 복지전문가 등에 따르면 반려견이 사람을 무는 이유는 크게 7가지로 △육체적 질병 △사회화 부족에 따른 두려움 △억압된 사육 환경 △사냥(포식) 본능 △특정 상황에 대한 두려움 △학습된 공격 △유전적인 공격성 등이다.

반려견의 공격성을 파악하기 전 우선 해야할 일은 반려견이 아픈 곳이 있는지 동물병원에서 살피는 것. 동물행동심리전문가 한준우 서울연희학교 교수는 "몸이 아픈 개들이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며 이 같이 조언했다.

두려움이 큰 반려견은 방어적 공격을 하는데 이 경우에는 안심할 수 있도록 사회화 훈련을 충분히 시켜야 한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소장은 "생후 18개월 이전에 성향이 결정되는데, 공격성을 예방하려면 다른 동물·사람과 접촉하게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등 반려견과 주인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억압된 사육 환경도 반려견의 공격성을 키울 수 있다. 이 소장은 "적정한 관리와 돌봄을 받지 않은 반려견들이 문제견이 될 확률이 높다"며 "짧은 줄에 묶여 있거나 좁은 공간에 갇혀 사육된 개들이 공격성을 보인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반려견의 사냥 본능 때문에 공격성을 보일 수도 있다. 한 교수는 "사냥 본능 때문에 공격적인 반려견들은 장난감을 물고 놀도록 교육 시켜야 한다"며 "손이나 몸을 이용해서 놀아주면 사람을 사냥감으로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려견이 원치 않는 것이 있을 때 물어서 해결될 경우 '학습된 공격' 성향이 생긴다. 원하는 것을 얻으면서 공격성이 강화되는 것. 이 같은 경우에는 공격성을 보일 때 좋아하는 것이 사라지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다.

핏불테리어나 셰퍼드 등 유전적으로 공격성을 타고나는 반려견들도 있다. 한 교수는 "이런 반려견들은 물 때 물고 놓을 때 놓을 수 있도록 시작과 끝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며 "지시를 이행할 때만 물도록 알려주는 것이며, 입마개 교육이 필수"라고 말했다.

병원 진료 등 특정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경우에도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 이 같은 경우에는 반려견 행동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반려견의 공격성 자체에 대해 "안락사를 시켜야 한다"는 식으로 분노하기 보단, 반려견 주인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형주 소장은 "캐나다에서는 맹견사육법 개정 후 반려견 사고 발생률이 굉장히 줄었는데, 전문가들의 도움 하에 이수해야 할 반려견 교육을 제시했다"며 "결과만 보고 동물을 벌하기 전에 주인에 책임을 부과하고 예방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