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산 너머 남촌에는/김동환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8. 2. 2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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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너머 남촌에는


김동환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령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나


끊었다 이어오는 가는 노래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데

 

 


(『해당화』. 대동아사 1942:『파인 김동환 시집』. 국학자료원. 1995)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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