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산 /장효식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8. 2. 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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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식



내가 처음 감성의 눈을 가졌을 때

비로소 너의 부리가

바다 한가운데에 있음을 보았다


가까이 다가가면

어머니 치맛자락으로 출렁이며

어린 시야의 절반을 차지했던 너

돌아서면 아득히 멀어지고

품안에 들어서면 정중한 너그러움에

가슴 설레던 기억들

그곳은 시퍼런 동경의 바다였다


오직 구름과 말할 뿐

바람만이 들을까 태초의 소리를

산이 바다에서 왔음을 안 이후

나는 인생의 절반을 너에게 걸었다




시집『그대 간 자리에 꽃이 피면』(도서출판 그루,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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