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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장효식
내가 처음 감성의 눈을 가졌을 때
비로소 너의 부리가
바다 한가운데에 있음을 보았다
가까이 다가가면
어머니 치맛자락으로 출렁이며
어린 시야의 절반을 차지했던 너
돌아서면 아득히 멀어지고
품안에 들어서면 정중한 너그러움에
가슴 설레던 기억들
그곳은 시퍼런 동경의 바다였다
오직 구름과 말할 뿐
바람만이 들을까 태초의 소리를
산이 바다에서 왔음을 안 이후
나는 인생의 절반을 너에게 걸었다
ㅡ시집『그대 간 자리에 꽃이 피면』(도서출판 그루,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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