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산 그림자 /이순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8. 2. 23. 09:44
728x90


산 그림자

 

이순희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래도 그에게 온갖 이야기를 털어놓고 간다

 

자신의 비밀과 허물을 뱀처럼 벗어놓고서

다행히 그에겐 모든 걸 숨겨줄 깊은 골짜기가 있다

 

그런 그가 깊고 조용한 그녀를 보는 순간

그동안 가슴에 쌓인 응어리를 다 풀어놓고 싶어졌다

 

어머니의 고요한 품을 더듬어 찾듯이

그 응달에 다 풀어내고 싶어졌다​​

 

 

―​시집 꽃보다 잎으로 남아(서정시학, 2015)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 산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꼭대기에 올라/김형영  (0) 2018.02.23
산/김규동  (0) 2018.02.23
홰치는 산/문인수  (0) 2018.02.23
산에가는이유,의역사 /박의상  (0) 2018.02.23
겨울산/황지우  (0) 2018.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