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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 2018.07.09] 시가 있는 아침
저녁이 다 오기 전에 / 고 영
아무도 찾지 않는 강가를 걸었다
바람을 업고 포도나무 반대편으로 몇 걸음 떼었더니
당신이 젖은 손을 흔들던 쪽에서
꽁지깃이 유난히 붉은,
푸른 머리를 가진 새가 날아올랐다
새들은 모두 푸른 영혼을 가졌을 거라고
그래서 하늘이 푸른 거라고
일렁이는 손으로 강물 위에 새를 그렸더니
금세 물결이 데려갔다
내 것이 아닌 줄 알면서도
나는 포도나무에 필 꽃들을 기다리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소식을
영영 기다릴 수밖에 없는 폐허의 심정으로
천천히 저녁을 걸었다
포도넝쿨은
왜 한사코 서쪽으로만 뻗어 가는지
포도밭에서 건너온 노을이
흐르는 강물을 다 건너가기 전에
포도나무도 모르는
포도나무의 배후가 되고 싶었다
당신도 모르는
당신의 배후가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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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했던 시간도 저녁이면 어둑해져서 하늘에도 강물에도 나무에도
침잠하는 내가 있다. 근원도 모를 어떤 그리움의 배후가 되어 저녁을 걷듯
누군가를 향해 한없이 걷는 내가 보인다 (허영숙/시인)
[낭송] 향일화
시마을 낭송협회 고문
<시와표현>시부문 등단
빛고을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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