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안규례
누가 몰래 파 먹었을까
움푹 패인 저
가슴을
바람이 깎았을까
구름이 퍼 갔을까
드넓은
하늘 모서리
홀로 서성이는 계신 어머니
ㅡ시집 『눈물, 혹은 노래 』(청어,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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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시는 참 많다. 아버지 시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은 어머니는 생명의 모태이기 때문일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어머니는 시의 영원한 주제라고. 그래서 시인들이 시를 배우면 어머니 시부터 쓴다는 말이 있다. 시인이라면 한두 편 아니 몇 편씩 가지고 있는 시인도 있을 것이다. 김초혜 시인은 아예 어머니를 통째로 하여 시집을 내지 않았던가.
시인들이 어머니를 여러 사물에 비유하고 객관적 상관물로 끌어들이는데 달을 어머니로 보고 쓴 시들도 많다. 천양희 시인의 “직소포에 들다, 내 마음의 수수밭 같은 시” 는 8년 13년에 걸려 완성을 했다는데 ‘그믐달’ 이라는 시는 30분 만에 쓰여 졌다고 한다. 쓰기는 30분 만에 쓴지 몰라도 시인의 가슴 속에는 어머니가 수십 년 들어 있다가 용암이 분출하듯 한꺼번에 터져 나왔을 것이다.
<눈물, 혹은 노래> 시집에 있는 안규례 시인의 어머니에 대해 쓴 시조 ‘초승달을 본다. 원래 어머니 가슴은 둥글었는데 그만 초승달이 돼버렸다. 자식들이 다 파먹었기 때문이다. 다 내어주고도 더 못 줄게 없어서 늘 미안해하시는 우리들의 어머니, 살아 계시다면 그 어머니가 외로워하지 않도록 전화 한번이라도 드리시라. 시간을 억지로 내서라도 자주 찾아 뵙고 밥 한끼라도 더 나누시라. 그래야 돌아가시고 난 뒤 후회가 덜 될 것이다. <정호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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