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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
문화영
섞어서 가져가세요
꽂아놓으면 어느 게 진짜인지 정말 몰라요
수국과 작약에 장미를 매치해볼게요
장미가 시들면
호엽란으로 바꿔보세요
수국이랑 작약과 어울려 동양적 분위기가 나요
기다려도 시들지 않고
기다리지 않아도 시드는
둘 다 b 마이너로 시작하는 음악 같지 않나요
서로를 향해 부르는 아리아
이거 봐요
철이 들어 구부러지는 거 봐요
옆에 있는 꽃에 따라 자세를 만들어요
한 철이 뭐예요 일 년은 족히 생생함을 즐기실 거예요
더러워지면 빨아도 돼요 그러다 지겨워지면
버리시면 되죠 뭐
살아있는 건 예민해요 다루기 어려워요
계산은 이쪽으로 오세요
오아시스는 그냥 넣어드릴게요
⸺시집『화장의 기술』(詩와에세이,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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