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조화 /문화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0. 12. 2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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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

 

문화영

 

 

섞어서 가져가세요

꽂아놓으면 어느 게 진짜인지 정말 몰라요

 

수국과 작약에 장미를 매치해볼게요

장미가 시들면

호엽란으로 바꿔보세요

수국이랑 작약과 어울려 동양적 분위기가 나요

 

기다려도 시들지 않고

기다리지 않아도 시드는

둘 다 b 마이너로 시작하는 음악 같지 않나요

 

서로를 향해 부르는 아리아

 

이거 봐요

철이 들어 구부러지는 거 봐요

옆에 있는 꽃에 따라 자세를 만들어요

한 철이 뭐예요 일 년은 족히 생생함을 즐기실 거예요

 

더러워지면 빨아도 돼요 그러다 지겨워지면

버리시면 되죠 뭐

 

살아있는 건 예민해요 다루기 어려워요

 

계산은 이쪽으로 오세요

오아시스는 그냥 넣어드릴게요

 

 

 

시집화장의 기술(와에세이,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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