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그림자 12 /김광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0. 12. 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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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12

 

김광규

 

 

굴곡진

생의 뒤안길

물끄러미 바라보네

 

그림자는 그림자가 아니라

그 이름이 그림자일 뿐*

 

마음 비우면

저렇게 가볍게

몸 깎으면

저토록 얇게 될 수도 있네

 

껍질을 벗긴 과일처럼

화장을 지운 여인처럼

내면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화려를 버려

더욱 빛나는 들꽃이듯

나를 잃고 나를 알아

그림자로 살아가네

 

 

* 금강경에 나오는 제불 즉비제불 시명제불(諸佛 卽非諸佛 是名諸佛)’, 붓다는 붓다가 아니라 그 이름이 붓다이다의 표현 기법 응용

 

 

 

계간하늘/통권 100호 특집(2020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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