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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슬도에 와서
설경미
얼마나 그리워야 소리로 젖어들까
떠나보낸 이름조차 이마를 두드리는
곰보섬 뚫린 바위섬 해무가 휘감긴다
아기 업은 돌고래 암각화 뛰쳐나와
바다와 맞닿은 곳 제 그림자 세우며
물살로 솟구치는 몸 허공을 겨냥한다
바다로 가는 길이 다시 사는 일이어서
견디며 삼킨 울음 앙금으로 남은 말
한겹씩 걷어낸 난간 간간이 말려놓고
구멍 난 살점마다 촘촘히 홈 메우듯
그제야 돌아앉아 거문고를 타는 섬
얼마나 그리워해야 소리로 젖어들까
[2021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2021년 1월 8일 금요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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