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다시 슬도에 와서 /설경미(2021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1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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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슬도에 와서

 

설경미

 

 

얼마나 그리워야 소리로 젖어들까

떠나보낸 이름조차 이마를 두드리는

곰보섬 뚫린 바위섬 해무가 휘감긴다

 

아기 업은 돌고래 암각화 뛰쳐나와

바다와 맞닿은 곳 제 그림자 세우며

물살로 솟구치는 몸 허공을 겨냥한다

 

바다로 가는 길이 다시 사는 일이어서

견디며 삼킨 울음 앙금으로 남은 말

한겹씩 걷어낸 난간 간간이 말려놓고

 

구멍 난 살점마다 촘촘히 홈 메우듯

그제야 돌아앉아 거문고를 타는 섬

얼마나 그리워해야 소리로 젖어들까

 

 

 

[2021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202118일 금요일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