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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읽는 동시] 허리띠의 역사
입력 2020.12.17 03:00
우리 할아버지 때는
배가 고파서
허리띠를 조였고
잘살기 위해
아끼며
허리띠를 조였단다.
요즈음은
잘 먹고 배가 나와서
허리띠를 조이고
멋 내기 위해
허리띠를 조인다.
-윤형주(1972~)
이런 역사도 있네. ‘허리띠 역사.’ 두 시대를 허리띠 맨 형상으로 보여주는 역사다. 가난함과 넉넉함으로. 우리의 지난날과 오늘날 삶의 모습이다. 허리띠를 ‘조이는’ 건 두 시대의 공통점. 한 시대는 배고파 잘살려고 허리띠를 조였고, 다른 시대는 잘 먹어 나온 배를 감추려고 허리띠를 조인다. 두 시대의 상반된 얼굴이다. 어린이는 이런 걸 이해할까? 옛날이야기로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읽혀 경계하고 교훈 삼는 것도 무의미하지는 않으리라. 지금 우리는 부유한 나머지 낭비가 심하다. 국가가 더 그렇다.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허리띠 조이며 살던 때를 잊지 말 일. 내가 맨 허리띠는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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