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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거울
이송희
적막이 스멀스멀 번져가는 좁은 방안, 남편과 아이 사이 서르죽은 그녀가 있다 쉰 넘어 가늘어진 생 실꾸리에 감긴다.
물때 낀 나날을 닦고 또 닦는 여자 거칠고 마른 입술 들썩일 때마다 새나온 깊은 한숨으로 아침을 짓는다
작년 가을 어귀에서 그이 떠나보내고 한참을 에돌아와 다시 앉은 그 자리, 슬픔에 절여진 꿈이 덩그러니 놓인다
안으로 빗장 지른 밤들이 우거진다 걸어온 길은 모두 까맣게 지워진다 그 옛날 청둥거울 속 멀어지는 풍경 하나
<2010 제2회 가람시조문학신인상 수상작>
2021년 2월 4일 오전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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