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나무가 나무에게로 /오지연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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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나무에게로

 

오지연

 

 

걸어갈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나무는 언제나

다른 나무에게 다가가고 싶다.

 

하지만 푸른 손을 내밀어도,

뒤꿈치를 들어봐도,

나무는 다른 나무에 가 닿지 못한다.

 

그래서 나무는 새들을 기른다.

다른 나무에 갈 수 있는

날개가 달린 새를.

 

그래서 나무는 바람을 기른다.

다른 나무에 갈 수 있는

발이 달린 바람을.

 

나무는 다른 나무가 그리우면

언제든지 새가 되어 날아간다.

어디라도 바람 되어 달려간다.

 

 

 

―『동시발전소』(2020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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