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2012년 12월에 국정교과서 국민신문고에 이의 제기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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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과서 게재 동시의 문제점
1. 의미 없는 말놀이 동시가 너무 많다.
('리’자로 끝나는 말,시리동동 거미동동, 구리 구리 구리, 배꼽시계, 기린, 전래동요(~께롱) , 돌탑, 거름종이, 콩 한 쪽등)
2. 총 동시 작품 수는 118편인데 작품성이 없는 시가 많이 실렸다. 교과서에 실리는 동시일수록 쉬우면서도 작품성이 있고 완성도가 높은 시를 실어야 함(전면 재검토가 필요함)
3.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글임에도 사전에도 없는 작가가 만들어낸 임의적 어휘가 실린 동시가 너무 많다. 문법에 어긋나지 않는 동시의 게재가 바람직할 것 같다.
4. 교과서 선정 위원의 작품이 규제 수 2개 보다 많이 실렸다.
(권오삼 -4편 , 정두리 -4편 ,문삼석- 3편, 윤석중 -3편, 이준관 -3편, 김은영 -3편)
5. 어린이가 쓴 동시도 어느 수준에 있는 시를 실어야함에도 거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수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읽었을 때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시 게재가 바람직
6. 최근에 시집을 내거나 발표를 한 동시들이 너무 많이 실렸다.
(누구 시도 실렸으니 내 시도 실으라는 식의
자신의 시 한 편 교과서에 실리기 위해 청탁현상이 얼마나 심한지를 알게 해주는 대목)
7. 전래동요가 너무 많이 실렸다.
(전래 동요는 그리 많지 않은데 비해서 국어 교과서에 많이 실림)
8. 100년이 가도 변치 않을 명작인 '유리창' '엄마야 누나야'같은 좋은 동시가 교과서에서 다 밀려났다.
동시의 요건은 명쾌하고 재기발랄하거나 따뜻함이 묻어나는 시라야 한다.
9. 교과서 한 권에 동시와 동화가 너무 많이 실렸다.
(예전에는 교과서에 동시 2편 정도 동화 1편 정도 실렸던 것 같다.)
편집위원이 동시 동화 작가가 많아서 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책 뒤편에 출판사 광고물처럼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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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동시 분석
수박씨
최명란
아~함
동생이 하품을 한다
입 안이
빨갛게 익은 수박 속 같다
충치는 까맣게 잘 익은 수박씨
(1학년 1학기. 국어 쓰기)
동시는 적절한 비유를 통한 아름다움의 표현이나 어떤 사실에 대한 새로운 고찰과 정서의 순화를 목적으로 한다.
초등학교 1학년에 실린 시라면 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동시인데
쉽고도 아름다운 시를 채택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 동시가 수박에 대한 가장 이상적인 표현의 시가 맞는가 생각해 보게 된다
빨간 수박 속과 입 안, 수박 씨와 충치...썩 기분좋은 표현의 대비가 아니다.
충치는 아이가 느끼는 기분좋은 경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박의 둥글고 크면서 달고 시원한 느낌
좋은 이미지나 감정을 깨는 시는 좋은 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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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신현림
아빠 방귀 우르르 쾅 천둥 방귀
엄마 방귀 가르르릉 광 고양이 방귀
내 방귀 삘리리리 피리 방귀
(1학년 1학기. 국어 쓰기)
아이에게 들려줄 시는 많다
가족간의 사랑, 나와 사회에 대한 인식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표현, 1학년 교과서를 통해 처음 접하는 몇 안 되는 동시에
왜 방귀에 관한 시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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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로 끝나는 말
윤석중
리 리 리 자로 끝나는 말은
개나리 너구리
병아리 잠자리
오리 한 마리
(1 - 1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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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강현정
오늘은 해님이 안 떠요.
비 오는 날이에요.
오늘은 지렁이가 나와요.
비 오는 날이에요.
오늘은 장화를 신어요.
비 오는 날이에요.
(1 - 1 국어 읽기)
이 시도 '수박'과 마찬가지로
지렁이는 실질적으로 혐오 기피 동물인데
흔하고 흔한 비오는 날에 관한 시에 굳이 지렁이를 떠올리는 시를
채택하는 게 적당한가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시적 재치가 안 드러나는 너무나 평이한 글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 며칠 전에 쓴 시이다.
위의 시와 아래의 시 중에 어느 시가 더 좋을까?
비
1학년 김다은
오늘은 비 오는 날
환경미화원에게는 정말 힘든 날
낙엽이 땅에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낙엽에게
비는
풀인가 보다.
(이 시는 엄청난 진리의 발견이 들어있다.
낙엽에 비는 풀...비가 내리므로 해서 낙엽이 흙과 어울려 흙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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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비
권오순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대롱대롱 풀잎마다 총총
방긋 웃는 꽃잎마다 송송송
(1 - 1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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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
피천득
재잘대며
타박타박
걸어오다가
앙감질로
깡충깡충
뛰어오다가
깔깔대며
배틀배틀
쓰러집니다.
(1 - 1 국어 읽기)
앙감길, 배틀배틀....
1학년이 읽기에는
좀 어려운 시가 아닌가 생각 된다.
어휘적인 면이나 행동적인 면을 이해시키기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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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대답
박목월
신규야 부르면
코부터 발름발름
대답하지요.
신규야 부르면
눈부터 생글생글
대답하지요.
(1 - 1.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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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열매(동요)
김인숙
어젯밤 아기별이
뿌려 논 씨앗
해님이 일어나니
열매가 주렁주렁
작고 작아 건드려도
톡톡 터지는 열매
너무나 예뻐서
해님이 가져갔나?
(1 - 1. 국어 듣기․ 말하기)
이 시를 비롯해서 생활과 접목이 안 되는
단순 미적 표현인 이슬이나 물방울에 관한 시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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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물원(동요)
김성균
삐악삐악 병아리 음매음매 송아지
따당따당 사냥꾼 뒤뚱뒤뚱 물오리
푸-푸- 개구리 찌께찌께찌께 가재
푸르르르르르르 물풀 하나둘셋넷 소라
(1 - 1. 국어 듣기 ․ 말하기)
이 시는 엉터리 시다.
시는 일관성을 통한 비유나 점증법이나 반전을 통해 완성된다.
시를 쓸 때 운율의 반복은 의태어나 의성어의 일관성이 있어야하는데
이 부분이 중구난방이고. , 동물원에 사냥꾼을 등장시킨 것도 그렇고
개구리와 푸우~푸우~라는 말의 연관성이 부족하고
3, 4행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가재는 흐르는 일급수에 서식하는 동물이고, 소라는 바다에 사는 동물이다
사냥꾼과 물풀의 등장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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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닮은꼴
정두리
곱슬머리
아빠 닮았다.
검지 발가락 긴 건
엄마 닮았다.
늦잠꾸러기인 건
아빠 닮았다.
나는 잠꾸러기
책 읽기 좋아하는 건
누구 닮았나.
누굴 닮았나?
(1 - 2 국어 쓰기)
최소한 교과서에 실린 시라면 내재율을 갖추는 시의 짜임새가 맞아야 한다고 생각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 시는 교과서에 실리기에는 부적격 시다.
연 간 비교 나열일 때는 운율에 맞게 써야 한다(아랫쪽 '아침'과 '그만뒀다' 참고)
1연과 2연에 대비를 위해서는 3연에 <나는 잠꾸러기> 빼는 게
운율적인 면에서도 맞지 않을까 싶다. 4연은 결론을 도출해내는 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상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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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김상련
뚜, 뚜.
나팔꽃이 일어나래요.
똑, 똑.
아침 이슬이 세수하래요.
방긋, 방긋.
아침 해가 노래하재요.
(1 - 2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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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뒀다
문삼석
신발 물어 던진
강아지 녀석
혼내 주려다
그만뒀다.
살래살래 흔드는
고 꼬리 땜에…….
우유병 넘어뜨린
고양이 녀석
꿀밤을 먹이려다
그만뒀다.
쫑긋쫑긋 세우는
고 귀 땜에…….
(1 - 2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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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원석
아버지 어렸을 땐
나 같았구나.
나도
나이 먹으면
아버지 같을까?
(1 - 2 국어 읽기)
가족의 옛날 사진을 보며 나의 모습과 대비를 하는 시는 많다.
그런 시들 중에 이 시는 너무 평이하다.
2연이 아버지에 대한 막연한 추측보다
보다 적극적 동화 의지로 마무리 짓는 시를 싣는 게 적당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존경하는 아버지와의 행복한 가족 관계가 덤으로 형성된다.
이 시를 초등학생이 썼다고 가정을 해도
잘 쓴 동시로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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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하는 날
박일
손가락 맛이
더 좋은가 봅니다.
김치 한 가닥
찢어
입에 넣고
할머니도
쪽-
엄마도
쪽-
손가락을 빨거든요.
(1 - 2 국어 읽기)
음식을 장만하다가 손가락을 빠는 행위는 비 위생적이고 부적절한 행위이기 때문에
적절한 표현이라고 해도 교과서에 싣는 것은 좋지 않다.
그리고 지금 어른들의 어머니는 그랬을지라도, 지금 어린이들의 어머니는 이런 행위를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어린이들이 읽는 교과서에 싣는 것도 부적절하다.
손가락이 맛이 좋아서 빤다는 표현에 아이들이 흔쾌히 동조해줄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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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히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1 - 2 국어 읽기)
눈
이태선
펄펄 눈이 옵니다
바람 타고 눈이 옵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송이송이 하얀 솜을
자꾸자꾸 뿌려 줍니다
자꾸자꾸 뿌려 줍니다
(1 - 2 국어 읽기)
2학년 동시 분석
여름 냇가
이태선
시냇물은 졸졸졸졸
고기들은 왔다갔다
버들가지 한들한들
꾀꼬리는 꾀꼴꾀꼴
(2 - 1 국어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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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동동 거미동동
권윤덕
왕거미 거미줄은 하얘.
하얀 것은 토끼
토끼는 난다....이 시가 은유적인 표현으로 쓴 시가 아니라 사실적인 표현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에
토끼가 난다는 표현은 맞지 않음
나는 것은 까마귀
까마귀는 검다.
검은 것은 바위
바위는 높다.
높은 것은 하늘
하늘은 푸르다.
푸른 것은 바다
바다는 깊다.
깊은 것은
엄마 마음.
(2 - 1 국어 쓰기)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것은 사과,,시작되는
우리 전래 동요가 있다.
그 동요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널리 알려진 우리 전래 동요이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실을려면 그 동요를 싣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그 외에는 아류가 아닐까 싶다.
교과서에 100년 불변으로 실어야할 동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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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나비
이준관
호랑나비
호랑호랑
봄이 왔다
호랑호랑
꽃이 폈다
호랑호랑
(2 - 1 국어 읽기)
'호랑호랑'이란 국어사전에도 없는 말로 이 시를 차별화시킨 것 같다.
나비가 나는 모습은 나풀나풀, 팔랑팔랑 등이 맞지 않을까 싶다..
문법에 맞지 않는 비슷한 시가
'노랑노랑'이란 표현으로 3학년 책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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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치기 영차
박소농
깜장 흙 속의 푸른 새싹들이
흙덩이를 떠밀고 나오면서
히-영치기 영차
히-영치기 영차
돌팍 밑에 예쁜 새싹들이
돌팍을 떠밀고 나오면서
히-영치기 영차
히-영치기 영차
흙덩이도 무섭지 않고
돌덩이도 무섭지 않은 아기 싹들이
히-영치기 영차
히-영치기 영차
(2 - 1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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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네 한솥밥
백석
옛날 어느 곳에 개구리 하나 살았네.
가난하나 마음 착한 개구리 하나 살았네.
하루는 이 개구리 쌀 한 말을 얻어 오려
벌 건너 형을 찾아 길을 나섰네.
개구리 덥적덥적 길을 가노라니
길가 봇도랑에 우는 소리 들렸네.
개구리 닁큼 뛰어 도랑으로 가 보니
소시랑게 한 마리 엉엉 우네.
소시랑게 우는 것이 가엾기도 가엾어
개구리 뿌구국 물어보았네.
“소시랑게야, 너 왜 우니?”
소시랑게 울다 말고 대답하였네.
“발을 다쳐 아파서 운다.”
개구리는 바쁜 길 잊어버리고
소시랑게 다친 발 고쳐 주었네.
개구리 또 덥적덥적 길을 가노라니
길 아래 논두렁에 우는 소리 들렸네.
개구리 닁큼 뛰어 논두렁에 가 보니
방아깨비 한 마리 엉엉 우네.
방아깨비 우는 것이 가엾기도 가엾어
개구리는 뿌구국 물어보았네.
“방아깨비야, 너 왜 우니?”
방아깨비 울다 말고 대답하는 말.
“길을 잃고 갈 곳 몰라 운다.”
개구리는 바쁜 길 잊어버리고
길 잃은 방아깨비 길 가리켜 주었네.
(2 - 1 국어 읽기)
이 시는 동화시로 초창기 동시라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2학년 책에 싣기에는 지금 쓰이지 않는 고어나
일상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말이 많다
4학년 이상 교과서에 싣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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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동시조)
성덕제
책책책 책책책책
응원을 하나 봐요
삼삼칠 박수를
어디서 배웠을까
꼬리를
흔들어대며
책책책책 책책책
(2 - 1 국어 읽기)
까치의 울음소리는 일반적으로 깍, 깍,,,이라는 말로 통용이 된고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비슷한 말이다.
책책책....?실제 우는 소리와도 전혀 비슷하지 않다.
아마 박수소리라는 시의 설정과 연관시키기 위해 임의적으로 만든 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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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
이준관
추운 날 혼자서
대문 앞에 서 있으면요
지나가던 아저씨가
-엄마를 기다리니? 발 시리겠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원, 저런. 감기 걸리겠다. 집에 들어가거라.
지나가던 강아지가
-야단맞고 쫓겨났군. 안됐다. 컹컹.
대문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내 마음
알지도 못하고…….
팽, 팽, 팽, 돌고 싶은 팽이가
내 주머니 속에서
친구를 동동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2 - 2 국어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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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먼저 쓰여진 윤석중의 흙 손이라는 시와 비슷하다.
위의 시가 먼저 쓰여졌다면 아래 시가 모방 시가 된다.
그리고 아래의 시의 훨씬 생명력이 있다.
피할 수도 없고 변명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흙 손
윤석중
흙 묻힌 손
뒤에 감추고 오다가
영감님을 만났네.
"어른 앞에 뒷짐을 지다니,
허, 그놈 버릇 없군."
흙 묻힌 손
뒤에 감추고 오다가
뒷집 애를 만났네.
"얘
먹을 거냐? 나 좀 다우."
흙 묻힌 손
뒤에 감추고 오다가
삽살이를 만났네.
"뒤에 든 게 돌멩이지?
달아나자 달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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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
정두리
한 줄기에 조로롱 매달린
은방울 열 개
달랑달랑 방울 소리 누가 들어 봤을까?
간당간당 고갯말 누가 알아들었을까?
은방울에 맺힌 빗방울도 흔들린다
향기까지 흔들린다.
(2 - 2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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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2 - 2 국어 읽기)
-이 시는 형식상 동시처럼 쉽고 간결하지만 동시라기 보다 시에 가깝다
풀꽃을 자세히 오래 지켜보고 사랑스럽다고 느끼기에는....
여기에서 말하는 사랑이란 들꽃을 빗댄 이성간의 사랑을 말하고
동시에서 이렇게 은근한 이성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시가 동시가 되기 위해서는 3연이 빠져야 한다.
쉽고 짧은 시라고 무조건 동시가 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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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정지용
어저께도 홍시 하나
오늘에도 홍시 하나
까마귀야, 까마귀야
우리 나무에 왜 앉았나
우리 오빠 오시걸랑
맛 뵐려구 남겨 뒀다
후락 딱딱
훠이훠이!
(2 - 2 국어 읽기)
이 시도 3학년 정도에 싣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시대적 상황과 좀 맞지 않는 동시이므로.
1,2학년 때는 아이들의 접근과 이해가 쉬운 동시를 싣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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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지 따먹기
강원식
딱지 따먹기를 할 때
딴 아이가
내 것을 치려고 할 때
가슴이 조마조마한다
딱지가 홀딱 넘어갈 때
나는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
(2 - 2 국어 읽기)
조마조마하다.--문법에 안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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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윤석중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어디어디 떴나
남산 위에 떴지.
(2 - 2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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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한 개
박경용
귤
한 개가
방을 가득 채운다.
짜릿하고 향깃한
냄새로
물들이고
양지짝의 화안한
빛으로 물들이고
사르르 군침 도는
맛으로
물들이고
귤
한 개가
방보다 크다.
(2 - 2 국어 읽기)
귤 한개가 방보다 크다...
좋은 표현 같지만 뭔가 맞지않은 표현 같기도 하다.
1,2학년 동시는 간결하고 투명한 동시가 좋을 것 같다.
밑줄친 부분 표현이 어울리지 않거나 표준말에 어긋나는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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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 보면
김종상
산 위에서 보면
학교가 나뭇가지에 달렸어요.
새장처럼 얽어 놓은 창문에,
참새 같은 아이들이
쏙쏙
얼굴을 내밀지요.
장난감 같은 교문으로
재조잘 재조잘
떠밀며 날아 나오지요.
(2 - 2 국어 읽기)
3학년 동시 분석
참새네 말 참새네 글
신현득
참새네 말이란 게
‘짹 짹’뿐이야.
참새네 글자는
‘짹’ 한 자뿐일 거야.
참새네 아기는
말 배우기 쉽겠다.
‘짹’ 소리만 할 줄 알면 되겠다.
사투리도 하나 없고
참 쉽겠다.
참새네 학교는
글 배우기 쉽겠다.
국어책도 “짹 짹 짹……”
산수책도 “짹 짹 짹……”
참 재미나겠다.
(3학년 1학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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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이 사는 나라
신형건
단 하루만이라도 어른들을 거인국으로 보내자.
그곳에 있는 것들은 모두 어마어마하게 크겠지.
거인들 틈에 끼이면 어른들은 우리보다 더 작아 보일 거야.
찻길을 가로지르는 횡단보도는 얼마나 길까?
아마 100미터도 넘을 텐데
신호등의 파란불은 10초 동안만 켜지겠지.
거인들은 성큼성큼 앞질러 건너가고
어른들은 종종걸음으로 뒤따를 텐데…….
글쎄, 온 힘을 다해 뛰어도
배가 불룩한 어른들은 찻길을 다 건널 수 없을걸.
절반도 채 건너기 전에 빨간불로 바뀌어
길 한복판에 갇히고 말 거야.
뭘 꾸물거리느냐고 차들은 빵빵거리고
교통순경은 삑삑 호루라기를 불어 대겠지.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쳐 내며
어른들은 쩔쩔맬 거야.
그때, 어른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3학년 1학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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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야 까치야
전래동요
까치야 까치야
내 눈에 티 들어갔다.
모지랑 빗자루로
싸악싹 쓸어내면
낼모레 미역국을
맛있게 끓여 주마.
까치야 까치야
낡은 이 가져가고
새 이를 가져오라.
튼튼한 이 새로 주면
낼모레 미역국을
맛있게 끓여 주마.
까치야 까치야
내 손등 가시 빼내라.
뾰족한 입부리로
꼬옥꼭 뽑아 주면
낼모레 미역국을
맛있게 끓여 주마.
*모지랑 빗자루: 끝이 다 닳아서 무디어진 빗자루.
(3학년 1학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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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이상교
번쩍-버언쩍!
꽈르릉 꽈르릉-우르릉 꿍꽝!
먹구름, 비구름
싸움이 붙었다.
진 편은 쓰러져
운다.
좍좍좍 소리 내며
막 운다.
(3학년 1학기. 읽기)
초등학생이 쓴 시라고해도
별로 좋은 시로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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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나비
문삼석
유채꽃밭에는
유채꽃들이
노랑 노랑 노랑 노랑
피어 있어요.
유채꽃밭에서
노랑나비들도
노랑 노랑 노랑 노랑
날고 있어요.
(3학년 1학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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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구리 구리
손동연
구리는 구린데
논에서 나는
구리는?
(개구리)
구리는 구린데
나무에서 나는
구리는?
(딱따구리)
구리는 구린데
굴에서 나는
구리는?
(너구리)
구리는 구린데
길에서 나는
구리는?
(쇠똥구리, 말똥구리)
이 문제를 못 풀면
너는 너는
무슨 구리?
(멍텅구리)
(3학년 1학기. 읽기)
이 동시도 말놀이 동시로
1학년 교과서의
‘리’자로 끝나는 말과 비슷한 시다.
별 의미 없는 말놀이 동시는 교과서 전편을 통해서
상징적으로 한 편 정도 싣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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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나무
윤동재
도토리나무가 다람쥐들을 위해
도토리 한 알
땅바닥에 떨구어 주었다.
어디로 떨어졌는지 몰라
어미 다람쥐 아기 다람쥐
서로 바라보고 있다.
도토리나무가 안타까운 듯
어디로 떨어졌는지 가르쳐 주려고
자꾸만 나뭇잎을 흔들고 있다.
(3학년 1학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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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시계
안도현
(배) 배가 고프니?
(꼬) 꼬르륵 꼬르륵
(ㅂ) 밥 먹어야 할
(시) 시간이라고?
(계) 계산 하나는 잘하네.
(3학년 1학기. 읽기)
초등학교 교과서에 의미 없는 말놀이 동시가 너무 많다
지헤와 아름다운 표현이 담뿍 담긴 시
그런 시를 찾아서 올려도 지면이 모자라지 않을까?
이런 시는 재미삼아 써볼 수는 있으나
교과서에 실려서는 안되는 시라고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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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윤석중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파랑 우산 깜장 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길에 우산 세 개가
이마를 마주 대고 걸어갑니다
(3학년 1학기. 듣기 ․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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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등 긁기
김경성
대구 대구 대구
아이구 시원테이.
전주 전주
거그 거그
어이 시원혀.
서울 서울
그래그래
아이 시원해.
부산 부산 부산
거어 좀 긁어 바라.
부산은 옆구리니까
할아버지께서 긁으세요.
(4학년 1학기. 듣기 ․ 말하기 ․ 쓰기)
할아버지의 등 긁는 모습...
할아버지에 대해 어떤 기억이 남을까....
이 시는 할아버지의 시각에서 쓴 시처럼 보인다.
할아버지에 대한 아이들에게 보여줄 모습은
존경의 대상이거나 정감있는 모습으로 비춰진 시를 올리는 게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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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김석전
비가 그쳤네
햇빛이 반짝거리네.
세수한 산과 들이
수군거리오.
“어이, 시원하구려.”
“어이, 시원하구려.”
(3학년 1학기. 쓰기)
어이 시원하구려....여름 소나기라면 몰라도
봄비에서 드러내야하는 의미 묘사와는 맞지 않은 것 같다.
1연과 2연의 시의 화법이 달라졌다...-수군거리네가 맞을 듯.
초등학생이 썼다고 해도 신통찮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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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놀이(어린이시)
손혜진(학생)
공부 시간에
만지작만지작
쉬는 시간 언제 오냐.
쉬는 시간 오면
친구들하고
한 시간쯤 하고 싶어.
(3학년 1학기. 쓰기)
시는 짧게 쓰여지지만 그 안에
기승전결이 있고, 그 안에 어떤 결말이나 반전이 있다.
아름다운 메시지의 전달이 아니라면
이 부분이 반드시 필요하다.
초등학교 3학년이 썼다고 해도 너무 단순한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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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어린이시)
송현(학생)
입 안에서 오물오물
이 볼때기 볼록 저 볼때기 볼록
이리저리 올롱볼롱 달콤달콤
아이고 달다 아이고 달다
(3학년 1학기. 쓰기)
어린이가 썼다고 해도 수준이 좀 떨어지는 동시다.
처음 읽었을 때 신선한 감동이나
즐거움을 주는 특별한 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아이고 달다 아이고 달다..이 부분이 시의 격을 떨어 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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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하고
박목월
엄마하고 길을 가면
나는
키가 더 커진다.
엄마하고 얘길 하면
나는
말이 술술 나온다.
그리고 엄마하고 자면
나는
자면서도 엄마를 꿈에 보게 된다.
참, 말이야, 엄마는
내가
자면서 빙그레
웃는다고 하셨어.
(3학년 1학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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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
박경종
순이와 싸우고
노마는
장독 뒤에
혼자 앉아 있다.
울 밑에서
꼬꼬가 뛰어와서
“꼬꼬꼬꼬…….”
노마를 부른다.
달랑달랑
바둑이도 달려와서
“콩콩콩콩…….”
노마를 부른다.
노마는 노마는
대답은 않고
땅에다 글만 쓴다.
“순이
순이
순이”라고.
(3학년 1학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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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래서?
이묘신
우리 반 지훈이는
친구들 고민 해결사예요.
걱정거리 털어놓고
제자리로 가며 웃는 아이들.
지훈이 곁에서
가만 귀 기울여 들어 보니
응, 그래서?
응, 그래서?
이 말만 하는 거예요.
말허리 뚝 자르지 않고
미리 결론부터 내지 않고
끝까지 기다리며
얘기 들어주는 것이
지훈이가 고민을
척척 해결하는 방법이래요.
(3학년 2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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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박희각
알쏭달쏭 무지개 고운 무지개
선녀들이 건너간 오색 다린가
누나하고 나하고 둥둥 떠올라
고운 다리 그 다리 건너 봤으면
(3학년 2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 쓰기)
2학년 책에 쓰이면 알맞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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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밤
강소천
말 없이
소리 없이
눈 내리는 밤.
누나도 잠이 들고
엄마도 잠이 들고
말 없이
소리 없이
눈 내리는 밤.
나는 나하고 이야기하고 싶다.
(3학년 2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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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와 달팽이
김은영
아침마다 나는
홑이불을 뚤뚤 말고
번데기가 된다.
엄마가
이불을 힘껏 잡아당기면
웅크린 알몸만 남는다.
“어서 일어나
껍데기 훌훌 벗고
나비가 되어야지.”
“나, 번데기 아니야.
달팽이란 말이야.
빨리 내 집 돌려줘.”
(3학년 2학기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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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
임길택
공부를 않고
놀기만 한다고
아버지한테 매를 맞았다.
잠을 자려는데
아버지가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자는 척
눈을 감고 있으니
아버지가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미워서
말도 안 하려고 했는데
맘이 자꾸만 흔들렸다.
(3학년 2학기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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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최승호
허수아비가 웃네
허허 허허
허허허허 허허허
허수아비가 웃네
(3학년 2학기 국어. 읽기)
좀 싱거운 시다.
초등학교 2학년이 이런 시를 썼다면 뭐라고 할까?
시는 짧을수록 기승전결 반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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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손동연
기린은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될 거야.
목
이
길
어
서
배 속까지
가는 데도
하루가 다 걸릴 테니까.
(3학년 2학기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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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구옥순
내 짝이 벌을 선다.
운동장 열 바퀴다.
“선생님, 제가 다섯 바퀴
돌아 줘도 됩니까?”
고개 끄덕이는 선생님을 보며
둘은 사이좋게 운동장 트랙을 돈다.
(3학년 2학기 국어. 읽기)
이 시는 시적인 그 무언가가 없는 시이다.
선생님이 처벌 규칙이 어긋나게 쉽게 수긍하는 것도 그렇고
아이들이 보기에 친구를 생각하는 우정이 잘 드러나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시이다.
반칙인데...라는 생각부터 할 것 같다.
사이좋게...벌의 의미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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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요
깨롱진산 간께롱
정지문을 연께롱
부뚜막을 본께롱
솥뚜껑을 연께롱
누룽지가 있는께롱
먹은께롱
맛있는께롱
더없는께롱
(3학년 2학기 국어. 읽기)
구리구리, 배꼽시계, 기린과 더불어 이 시까지
한 학년 교과서에 의미 없는 말놀이 동시가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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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유희윤
개미가 간다.
줄지어 간다.
333333
먹을거리 찾아간다.
십 리라도 가겠다.
(3학년 2학기 국어. 읽기)
-개미 3333333 줄르나르의 동시의 모방시로 보인다.
333333이란 숫자의 배열을 빼면 이 시는 초등학생이 썼다고 해도 별 의미없는 시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 시를 먼저 보고 줄 르나르의 시를 봤다면 줄 르나르의 시가 모방시라고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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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르나르/ 개미
한 마리 한 마리가 3이란 숫자와 비슷하다.
그것도 참 많기도 하구나!
얼마나 되누 했더니 33333333333333…… 아아 끝이 없어.
4학년 동시 분석
우리 식구
유성규
엄마의 손등에선
고소한 냄새가 나고,
우리 아가 콧등에선
코코질 냄새 난다.
이 냄새
땅에 뿌리면
무슨 꽃이 필까요.
(4학년 2학기. 국어 읽기)
표현의 통일성이나 일관성이 없고
이 시가 의도하는 바가 뭔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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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그림 그리기
이상인
하늘은
파랗게
칠해서 높여 주고
산은 오색 물감
풀어서 그리고요
몇 마리
고추짱아도
하늘 날게
해 줄까?---행 구분이 지나침
과일은
빨갛게
주렁주렁 매달고요
들판은 황금색을
색칠해 보았더니
야! 정말
그림장 안에
갈바람이
솔솔 부네
(4학년 2학기. 국어 읽기)
고추짱아....교과서 동시니 만큼 표준말로 쓰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림장...시는 현대시인데 스케치북을 -그림장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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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정진숙
눈이 크고 얼굴이 까만
나영이 엄마는
필리핀 사람이고,
알림장 못 읽는
준희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고,
김치 못 먹어 쩔쩔매는
영호 아저씨 각시는
몽골에서 시집와
길에서 마주쳐도
시장에서 만나도
말이 안 통해
그냥 웃고만 지나간다.
이러다가
우리 동네 사람들 속에
어울리지 못하면 어쩌나?
그래도 할머닌
걱정 말래.
아까시나무도
달맞이꽃도
개망초도
다 다른
먼 곳에서 왔지만
해마다 어울려 꽃피운다고.
(4학년 2학기.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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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박필상
바다는 엄마처럼
가슴이 넓습니다.
온갖 물고기와
조개들을 품에 안고
파도가
칭얼거려도
다독다독 달랩니다.
바다는 아빠처럼
못하는 게 없습니다.
시뻘건 아침 해를
번쩍 들어 올리시고
배들도
갈매기 떼도
둥실둥실 띄웁니다.
(4학년 2학기.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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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잎 편지
김한룡
물 위에 동동
은행잎 한 잎
띄워 보내자.
이사 간 순이에게
편지 보내자.
네 살던 집
앞마당
은행나무에
요렇게
노오란
가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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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 / 권오삼
탑
돌탑,
울퉁불퉁
못난 돌멩이들
서로 꼭 껴안고
멋진 탑이 되었네.
삐뚜름해서 더 정이 가는
탑, 돌탑. 나도 세워 보았다.
올통볼통 요 작은 돌멩이들로
요렇게 빼또롬하게 세워 보았다.
(4학년 2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쓰기)
이 동시도 말놀이 동시에 가깝다.
초등학교 동시에 말놀이 동시가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시는 시 속에서 어떤 새로운 의미를 보여주는 것
시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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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이주홍
더 크게 더 크게
불어 봐 얘 풍선
난 터져도
겁이 안나 얘
그렇지만 속으로
쬐끔은 겁이 나.
더 크게 더 크게
불어 봐 얘 풍선
난 터져도
겁이 안나 얘
그렇지만 속으로
쬐끔은 겁이 나.
(4-2 국어 듣기 .말하기. 쓰기)
----쬐끔이라는 말은 거의 쓰여지지 않는 단어인데, 유독 한국동시문학회 회원의 동시
교과서에 실린 동시에서만 많이 쓰여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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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름종이
김소운
서로들다투고 토라진 마음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
질투하는 마음 모두모아
걸러
보면
방
울
방
울
마알간 사랑의 단물
또옥똑 떨어질꺼야
미워하는 마음을 거르면 사랑의 단물이 떨어진다는
이해가 잘 안되는 어거지 이론 방정식이다
새로운 이론은 언제나 읽는 이의 동조가 필요하다.
그 새로운 표현이 무릎을 칠만큼 절묘할 때 좋은 시가 된다.
이 시도 3학년 교과서의 기린이란 동시와 비슷하다
시의 형식을 흐트려서 재미삼아 써보는 시를 초등학생용 교과서에 다량으로 싣는 게 타당한지...
좀좀좀좀
한상순
잠 좀 자라
공부 좀 해라
제발,
뛰지 좀 마라
게임 좀 그만해라
텔레비전 좀 그만 봐라
군것질 좀 그만해라
엄마 잔소리 속에
꼭 끼어드는
좀좀좀좀.
(4-2 국어 '듣기.말하기. 쓰기)
원만한 마무리나 반전으로 이끌어내야 어른이 써야할 동시의 바람직한 형태가 아닐까싶다.
동시도 하나의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좀'이라는 부사 대신에 '빨리'라는 말을 써서 똑같은 형식의 시를 썼다고 가정해보자.
반전을 위한 마지막 한 연이 부족한 것 같다.
늦잠 자면 빨리 일어나라
학교 늦으면 빨리 가라
내가 늦을 때
끼어드는 엄마의 말
빨리 빨리
(예/그때마다 나도
맞장구치고 싶은 말
좀좀좀좀
조금만 봐주세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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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이상교
후룩 후루룩
뜨끈뜨끈 무국.---뜨끈뜨끈 어른식 표현
깍둑 깍둑
알맞게 익은 깍뚜기
똑똑 딱딱
젓가락질.
식탁은 한 상 가득 차려 놓고는
꿀꺽꿀꺽 침만 삼켜요.
(4 - 2 국어 듣기. 말하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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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오는 소리
정완영
별빛도 소곤소곤----봄 이라는 이미지와 결부가 안 됨(시가 짧기 때문에 반드시 이미지 결부가 필요함)
상추씨도 소곤소곤---땅속에 심어진 상추씨 소리가 들릴까..아무리 시적인 표현이라고 해도
물오른 살구나무
꽃가지도 소곤소곤
밤새 내
내 귀가 가려워
잠이 오지 않습니다.-----1연과 2연은 실제적인 소리가 아니라 시적 표현이기 때문에 들리지 않는 소리 때문에
귀가 가렵다는 표현은 어패가 있음(동시에서 1차적인 허구 위에 2차적인 허구를
세워선 안 됨)
(4학년 1학기. 읽기)
새는 새는
전래동요
새는 새는 나무 자고
쥐는 쥐는 구멍 자고
소는 소는 마구 자고
닭은 닭은 홰에 자고
돌에 붙은 따개비야
나무 붙은 솔방울아
나는 나는 어디 붙어
꺼부꺼부 잠을 자나
우리 같은 아이들은
엄마 품에 잠을 자지.
(4학년 1학기. 읽기)
빗방울
권오삼
어, 어
나뭇잎 위에 떨어졌네.
그럼
또르르
구슬 되어 굴러가지
어, 어
빨랫줄에 걸렸네!
그럼
어디 한번
매달려 볼까
대롱대롱대롱대롱
아이고
힘 빠졌다
톡.
(4학년 1학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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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남호섭
진주에서 통일호를 타고
선암사에 갔습니다.
통일호는 아무리 작은 역에도 서는
기차 이름입니다.
선암사는 백제 때 지은 옛 절입니다.
누워서 크는 소나무도 있고
밑이 뻥 뚫려 엉덩이가 시원해지는
뒷간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바람에 닳아서
제 빛깔을 잃은 단청이
오히려 편안하고,
절집을 다정하게 감싸고 있는
야트막한 돌담도 편안합니다.
고속철이 씽씽 달리는 요즘
느릿느릿 달리는 통일호를 타고
한 사람이라도 소중하게 태워 주는
작은 역들을 지나면
거기 선암사가 있습니다.
(4학년 1학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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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설악산(어린이시)
양욱(학생)
휴가 날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얄미운 비 꼭 이럴 때만 내리잖아.’
휴가 때 오는 비는 너무 싫다.
비 오는 설악산
우비 입고 우산 쓰고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설악 풍경 잘 보이는 자리로 갔다.
병풍처럼 구름이 내려앉아 있다.
세찬 비 때리는
창문만 바라본다.
뾰족한 하늘에
구름 하나 걸쳐 있다.
산이 구름을 업은 것 같다.
멋진 풍경 바라보며 먹는
산채비빔밥
최고의 성찬이다.
흠뻑 젖어 울산바위 오르며
“비 오는 날이 더 멋있네.”
“정말 멋있어.”
구름이 껴안은 산
우리도 구름 속으로 들어간다.
(4학년 1학기. 읽기)
어린이가 쓴 동시치고는 행 구분만 적당해 해놓았지 산문형 글이다.
산문형 시로 쓸 경우에는 반드시 한 연 안에 새로운 의미의 발견이 담겨 있어야
시의 요건이 갖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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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노래 1
전래동요
솔개 떴다
병아리 숨어라
어미 날개 밑에
아비 다리 밑에
꼭꼭 숨어라
날개가 나왔다
(4학년 1학기. 듣기 ․ 말하기 ․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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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노래 2
전래동요
꽁- 꽁- 숨겨라
꽁- 꽁- 숨겨라
벼룩이 물어도 꼼짝 말아라
빈대가 물어도 꼼짝 말아라
이가 물어도 꼼짝 말아라
(4학년 1학기. 듣기 ․ 말하기 ․ 쓰기)
우리나라 전래 동요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전래동요를 많이 싣다 보니 별 의미없는 글이 많이 실린 것 같다.
국어책에 실리는 것만큼 음악책에도 전래 동요가 실리는지도 궁금하다.
전래 동요라면 음악책에 우선적으로 실리는 게 맞지 않을까?
물론 전학년 교과과정을 통해서 세 편 정도는 무방할 것 같다.
동시는 효시는 동요이기 때문에
5학년 동시 분석
물방울 열매
권오삼
비 오면
한겨울에도
열리는 열매
물방울 열매.
벚나무
때죽나무
열매 달았다.
나뭇가지 끝마다
쬐끄맣고 하얀
물방울 열매.
가지가 휘도록
오롱조롱
눈부시게 달았다.
(5학년 1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쓰기)
한사람이 쓴 동시로 물방울에 관한 동시가 두 편이나 실렸다.
빗방울(4학년 교과서)
권오삼
어, 어
나뭇잎 위에 떨어졌네.
그럼
또르르
구슬 되어 굴러가지
어, 어
빨랫줄에 걸렸네!
그럼
어디 한번
매달려 볼까
대롱대롱대롱대롱
아이고
힘 빠졌다
톡.
꽃눈
심후섭
바람 달콤해
꽃나무 가지로
나들이 나온 아기 산새
‘아이, 간지러워!’
발바닥 옴츠리며
내려다보면
아,
지금 마악 돋고 있는
뾰족한 젖니 하나
연노랑 꽃눈 하나.
(5학년 1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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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들에게 미안해
김은영
방문을 열면
닭들이 나란히 서서
나를 지켜본다.
울타리로 다가가면
쪼르르 몰려나와서
고개를 갸웃거려
혹시 모이 줄까 하고
그런데 모이 안 주고
달걀만 꺼내 올 땐
정말 미안하다.
(5학년 1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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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윤동주
까치가 울어서
산울림.
아무도 못 들은
산울림.
까치가 들었다
산울림.
저 혼자 들었다
산울림.
(5학년 1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쓰기)
이 시는 3학년 교과서 정도에 실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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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생각
김일연
등나무에 기대서서
신발코로 모래 파다가
텅 빈 운동장으로
힘 빠진 공을 차 본다.
내 짝꿍 왕방울눈 울보가
오늘
전학을 갔다.
(5학년 1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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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
김용택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
시골이 다 따라와요.
이건 담장의 호박잎
이건 강 건너 밭의 풋고추
이건 부엌의 고춧가루.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
시골이 다 따라와요.
맨 나중에는 잘 가라고 손짓하시는
시골 우리 할머니 모습이 따라와요.
(5학년 1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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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엔
정혜진
친구야,
내 가슴엔
보고 싶은 얼굴이
가득 채워져 있단다.
내 가슴엔
다정한 눈동자가
가득 담겨져 있단다.
친구야,
내 가슴엔
정다운 목소리가
가득 고여져 있단다.
(5학년 1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 쓰기)
시의 표현이 뭔가 적절하지 못하고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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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김상옥
비 오자 장독간에 봉숭아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5학년 1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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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김사림
먼 산에
꽃비
비그르르 돌아
마을에
내려서
살구꽃 된다.
살구꽃
환한 마을을
비그르르 돌아
뜨락에
내려서
나비가 된다.
먼 산에 꽃비
내 눈 속에 꽃비.
(5학년 1학기. 국어 읽기)
기발하고 교훈적인 시가 반드시 좋은 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시에는 반드시 이 기발함과 교훈성이 있다. 새로운 진리의 발견이나
감동이 없다면 어떻게 좋은 시가 되겠는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동시에 사전에 없는 단어가 너무 많이 나온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어휘로도 기발한 표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런데 잘 쓰지도 않는 말
문법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시의 표현을
시의 기발성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길
김종상
길은
포도 덩굴.
몇백 년을 자라서
땅덩이를 다 덮었다.
이 덩굴
가지마다
포도송이 같은
마을이 있고
포도알 같은
집들이 달렸다.
포도알이 늘 때마다
포도송이는 자꾸 커 가고
갈봄 없이
자라기만 하는
이 덩굴을 통하여
사람과 사람이 도와 가고
마을과 마을이 이어져서
세계가
한덩이로 되었다.
(5학년 1학기. 국어 읽기)
풀잎과 바람
정완영
나는 풀잎이 좋아, 풀잎 같은 친구 좋아
바람하고 엉켰다가 풀 줄 아는 풀잎처럼
헤질 때 또 만나자고 손 흔드는 친구 좋아.
(5학년 1학기. 국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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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와 아랫쪽의 '비 오는 날' '새알 만져보기'는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 실리기에는
작품성이 부족한 것 같다
초등학생이 썼다고 해도 잘 썼다는 말을 들으려면 이 시들 보다는 잘 써야할 것 같다.
간결한 시 일수록 그 안에 무릎을 치는 절묘한 표현이 있거나 새로운 진리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비 오는 날
권갑하
하루 종일 내리는 비, 창가를 맴돈다
친구는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까
지웠다 다시 그려 보는 친구 얼굴 내 얼굴.
(5학년 1학기. 국어 읽기)
모서리
이혜영
"아야!/아유,아파."
책상 모서릴 흘겨보았다.
"내 잘못 아냐."
모서리도 눈을 흘긴다.
쏘아보는 그 눈빛이
나를 돌아보게 한다.
어쩜 내게도
저런 모서리가 있을지 몰라.
누군가 부딪혀 아파했겠지.
원망스런 눈초리에
"네가 조심해야지."
시치미뗐을 거야.
모서리처럼
나도 그렇게 지나쳤겠지.
부딪힌 무릎보다
마음 한쪽이
더 아파 온다.
(5학년 1학기. 국어 읽기)
돌아오는 길
박두진
비비새가 혼자서
앉아 있었다.
마을에서도
숲에서도
멀리 떨어진,
논벌로 지나간
전봇줄 위에,
혼자서 동그마니
앉아 있었다.
한참을 걸어오다
되돌아봐도,
그때까지 혼자서
앉아 있었다.
(5학년 1학기. 국어 읽기)
운동화 말리는 날
정두리
운동화를
햇발 바른 곳에
키대로 세웠습니다.
엄마가 헌 칫솔로
삭삭 박박 문질러 씻은
내 운동화
놀이터에서
친구 다리 걸어
넘어뜨린 일
떡볶이 가게에서
흘렸던 고추장 국물
뿅뿅 게임방에서
놀고 왔던 흔적이 지워지고
운동화는 한나절
느긋하게 낮잠을 잡니다.
꿈까지 꿉니다.
논두렁길을 걸을 때면
김은영
성묘 가는 논두렁길
아버지가 한 손으로
벼 이삭을 스치면서 걸어가셨다.
뒤따라가던 나도
팔을 뻗어
아버지 흉내를 내어 보았다.
차락 차락 차락 차락
여문 벼 낟알들이
가을 햇살처럼 퉁겼다.
흐르는 물살에
손을 담근 것처럼
손바닥이 밀리며 간지러웠다.
성묘 다녀온 뒤부터
논두렁길을 걸을 때면
아버지처럼 벼 이삭을 스친다.
이 시는 비현실적인 시로 보인다
아버지가 벼이삭을 한 번 손으로 만져보았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아버지가 벼이삭을 손으로 스칠 때는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어린시절에 대한 추억, 알곡이 얼마나 여물었나 측정해보는 마음,벼의 품종에 대해서도...
그런데 아이가 벼이삭을 손으로 스치며 간다는 것은 손을 베일 위험처럼 위험이 따른다.
그리고 벼 이삭을 스치면서 아버지와 같은 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느낄 수 없다.
콩 한 쪽
김유진
쪽 찐 할머니가
쪽물 들인 치마 입고
쪽마루를 지나
쪽문을 나서
쫓빛 하늘 아래
마실을 가다
길 한쪽에 떨어진
콩 한 족이 어디냐
하늘에서 떨어지나
땅에서 절로 솟나
얼씨구나 얼른 주워
입 맞추네,
쪽!
병아리 싸움
도종환
마당을 가로질러가다가
다리가 부딪쳤다고
눈 부라리고 깃털 곧추세우며
❝어쭈, 해보겠다는 거야!❞
❝그래, 한번 붙어 보자 이거지?❞
날개를 푸두덕 거리고
어깨를 툭툭 치기도 하다가
그냥 보리수나무 밑으로 간다.
붙었다고 꼭 싸우는 건 아니다.
그냥 한번 기 싸움 해 보는 거다.
하루가 멀다 하고 툭탁거리지만
그렇다고 꼭 싸우는 건 아니다.
나무 밑에서 쉴 때는 같이 쉬고
잠자리 쫓아 달려갈 때도 같이 간다.
시험
이우진
시험 날인데
나는 오늘도 놀았다.
몇 점이나 나올까?
밖을 내다보았다
새들이 나무에 앉아 논다.
새들은 시험 안 봐서 좋겠구나.
초등학교 2학년 정도의 수준임
버려진 깡통 속에서
박혜선
길옆,
버려진 깡통 속에
풀씨 하나 쏘옥.
바람은 알아서
흙을 나르고
햇살은 빛을 보태고
빗방울도 비스듬이
물을 뿌린다
지나가는 사람들
발소리가 날 때마다
깡똥은 얼마나 가슴을 졸일까?
차이고 밟혀도
혼자였을 땐 괜찮았지.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
풀씨가 아니고 새싹이 아닐까?
들어가는 모습의 표현이라면 풀씨는 육안으로 식별이 잘 안되기 때문에
나오는 모습의 표현이라면 나올 때는 풀씨로 나오는 게 아니고 새싹으로 나오기 때문에
마지막 연이 약간 부실하게 끝난 시
교과서에 실릴 동시라면 더 엄정해야하지 않을까
저녁별
송찬호
서쪽 하늘에
저녁 일찍
별 하나 떴다
깜깜한 저녁이
어떻게 오나 보려고
집집미다 불이
어떻게 켜지나 보려고
자기가 저녁별인지도 모르고
저녁이 어떻게 오려나 보려고
자기가 저녁별인지도 모르고
저녁이 어떻게 오려나 보려고----지나친 억지 표현
---------------------
새알 만져보기
유경환
풀숲 작은 둥지엔 새알이 두개
꺼낼까 말까 손 대보고 또 대보고
저만치 가다가 와서 한 번 더 만져본다.
혀 밑에 도끼
이정환
혀 아래 도끼 들었단 말 들어 본 일 있나요?
남을 자꾸 헐뜯는 사람들의 혓바닥 아랜
도끼가 숨겨져 있대요. 서슬 푸른 쇠도끼.
동시의 의미보다 교훈적인 의미가 더 많음
어른들이 입에 올리기도 표현이 섬짓함
키를 낮출게
김마리아
길을 걷는데
발가락이 간지럽더라구.
“서서 보지 말고
앉아서 봐 줘 응?”
가까이 다가가 보니
정말 작고 예쁜
얼굴들이 꼼지락거리고
몸을 흔들면서
말을 하고 있었어
어디서 본 듯한
이름 모를 풀꽃들이었어.
개미 가족이 놀러 오고
벌이 소곤거리고 있더구나....대상이 3인칭 과거 화법
그래, 다음부터
너를 만날 때는
키를 낮출게....2인칭에 현재 화법
(5학년 2학기 듣기 ․ 말하기 ․ 쓰기)
시의 1연의 도입부분에 대한 이해가 잘 안 되고
표현이 산만함
꽃 타령
전래동요
이 꽃 저 꽃 무슨 꽃
봄이 왔다 민들레
흰 새 같은 목련꽃
노랑노랑 개나리.
무릉도원 복사꽃
연분홍 살구꽃
하얀 나비 배꽃
무덤가에 할미꽃.
울 밑에 봉선화
장독간에 접시꽃
빨간 닭 볏 맨드라미
벙글벙글 해바라기.
연못 속에 연꽃
물에 동동 수련꽃
솜방망이 부들꽃
도랑가에 물봉선화.
수풀 속에 산나리
보라 적삼 도라지
노랑 치마 원추리
등 들었다 초롱꽃.
밭둑가에 제비꽃
달밤에 달맞이꽃
따끔따끔 엉겅퀴
낮은 언덕 패랭이꽃.
검고 붉은 모란꽃
얕은 웃음 장미꽃
구월 구일 국화꽃
사시삼철 무궁화.
(5 - 2 읽기)
마늘
남궁남 / 어린이
학교 마치고 집에 오니
엄마가 코까지 골며 자고 있다.
옆에는 까진 마늘도 있고
안 까진 것도 있다.
엄마가 요즘 얼마나 힘들었으면
몇 개 까고 말았을까?
책가방 내려놓고
자고 있는 엄마 옆에서
조용히 마늘을 깐다.
(5 - 2 읽기)
아이의 행위가 마치 어른의 행위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요즘은 초등학생의 엄마들조차 마늘을 까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또한 요즘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마늘 까는 일까지는 안 시킨다.
그런데 엄마가 잔다고 조용히 앉아서 마을을 깐다?
아이가 쓴 동시는 아이다움이 있어야 한다.
6학년 동시 분석
달
이원수
너도 보이지.
오리나무 잎사귀에 흩어져 앉아
바람에 몸 흔들며 춤추는 달이.
너도 들리지.
시냇물에 반짝반짝 은 부스러기
흘러가며 조잘거리는 달의 노래가.
(6학년 1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쓰기)
------------
여름날 숲 속에서
하청호
여름날 숲 속에서
크고 우람한 나무 밑둥치를 보며
아버지의 다리를 생각한다.
어린 나를 업고
냇물을 건널 때의 아버지의 다리.
세찬 물살을 헤치며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데려다 준 아버지의 다리.
거름을 져 나르며
우리 집의 생활을 짊어진 아버지의 다리.
내가 이 세상을 잘 건너가라고
크고 튼튼하게 다리를 놓아 준
아버지의 다리.
나는 여름날 숲 속에서
내 아버지 다리같이 이 땅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푸르른 나무를 본다.
(6학년 1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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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기와
이봉직
옛 신라 사람들은
웃는 기와로 집을 짓고
웃는 집에서 살았나 봅니다.
기와 하나가
처마 밑으로 떨어져
얼굴 한쪽이
금 가고 깨졌지만
웃음은 깨지지 않고
나뭇잎 뒤에 숨은
초승달처럼 웃고 있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한 번 웃어주면
천 년을 가는
그런 웃음을 남기고 싶어
웃는 기와 흉내를 내 봅니다.
(6학년 1학기. 국어 듣기․ 말하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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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공재동
아무리 보아도 고운 실인데
옷부터 촉촉이 젖어 든다.
아무리 보아도 색깔은 없는데
온 들에 연둣빛 물이 든다.
(6학년 1학기. 읽기)
이 시도 표현 기법은 단순하지만 동시라기 보다 일반 시로 보인다.
촉촉이 젖어 든다----아이의 옷에는 비를 맞을 뿐이지, 비가 감상적으로
옷이 촉촉이 젖어들지 않기 때문에 동시성이 부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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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꽃
정두리
이른 봄
햇살이 씨앗을 뿌렸다(시적 표현으로 보지만 지나친 과장)
산수유나무
품었던 씨앗을 틔운다---씨앗을 틔우는 것이 아님 싹을 틔운다
차조알같이 자잘한 노란 꽃
아직 뺨이 시려
깨알만큼 얼굴을 내민
그래도 촘촘히 달린 산수유꽃 ----한 문장에 두 가지 곡식의 이름이 비유로 들어감
(6학년 1학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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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2
박성룡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이라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 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6학년 1학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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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이준관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꽃밭이 내 집이었지.
내가 강아지처럼 가앙가앙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때
마당이 내 집이었지.
내가 송아지처럼 겅중겅중 뛰어다녔을 때
푸른 들판이 내 집이었지.
내가 잠자리처럼 은빛 날개를 가졌을 때
파란 하늘이 내 집이었지.
내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내 집은 참 많았지.
나를 키워준 집은 차암 많았지.
(6학년 1학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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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어 봐
이화주
친구와
쌍동밤처럼
어깨동무하는 것도 좋지만
참새 떼처럼
짹째글 짹째글
몰려다니는 것도 좋지만
가끔씩은
아주 가끔씩은
혼자 있어 봐.
별들의 이야기
엿들을 수도 있고,
입속말하던 시계들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온단다.
그래, 운동장 가슴이 쿵쿵 울리도록
뛰놀던 아이들이 가 버린
늦은 저녁
그네에 혼자 앉아
바람처럼 휘파람을 불어 봐.
거인 같은 운동장이
이웃집 아저씨처럼
너를 번쩍 안아 올려
네 마음의 무게를 재어 주실 테니까.
(6학년 1학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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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공사중
박선미
어제는 미안해
별것 아닌 일로
너한테 화를 내고
심술 부렸지?
조금만 기다려 줘
지금은 공사 중이야.
툭 하면 물이 새는
수도관도 고치고
얼룩얼룩 칠이 벗겨진 벽에
페인트칠도 다시 하고
모퉁이 빈터에는
예쁜 꽃나무도 심고 있거든.
공사가 끝날 때까지
조금만 참고
기다려 줄래?
(6학년 1학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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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리째 다 내놓았어
이성자
수박 넝쿨이
뙤약볕과 싸우며 키워 낸
달콤한 속살
우리에게
송두리째 다 내놓았어
수박 씨앗이
콕콕 웃으며
쳐다보고 있는 거야
한 조각씩 나눠 먹으며
오순도순 살라는 게지
수박처럼 둥그런 마음
나누며 살라는 부탁이겠지.
(6학년 1학기. 읽기)
전체적인 표현이 설득력이 부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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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
유경환
산속 샘물은
벌레들 거울----벌레는 작아서 물결에 비치지 않음
벌레 잠들면
산짐승 거울
산짐승 잠들면
별들의 거울------옹달샘에 별빛은 비치치 않음
별들도 잠들면
산봉우리 거울.----산 봉우리가 가장 잘 비치는 것은 낮 시간
(6학년 1학기. 읽기)
샘물(옹달샘)을 거울로 표현한 시는 많은데
점증법으로 쓰여졌지만
미적 표현이 부족하고 (가령 벌레-풀벌레, 여치로 표현 산짐승 -노루, 사슴으로 표현하면
싯귀가 더 아름다움)
그리 좋은 시로 볼 수는 없음
------------------
산을 오르면
이준섭
산을 오르면
올라온 만큼
문득 더 커진 나의 키
저 멀리 고층 아파트들도
발밑으로 쌓인 성냥갑처럼
내려다보이고
산봉우리에서
두 손을 활짝 펴면
나뭇잎처럼 피어나는 흰 구름 꽃!
산을 오르면
산봉우리보다 더 높아진
나의 마음,
그 높고 깊은 마음속에서도
몽그레몽그레 피어나는
꽃구름송이들.
(6학년 1학기. 읽기)
밑줄친 부분 수긍이 안되거나 어색하고 이상한 표현
---------------
시골길
문삼석
돌멩이를 차면서
자동차는
-에, 그 길 고약하군!
흙먼지를 날리면서
시골길은
-에, 그 차 고약하군!
6학년 교과서에 실리기에는 작품성과 표현이 부족함
3,4학년 교과서 용
남자들의 약속
이정인
남자가 셋이나 되는 집에서
하나뿐인 여자 마음 몰라준다고
엄마가 집을 나갔다.
쓰레기 버리러 나간 엄마가
들어오지 않았다.
엄마가 잘 가는 운동장에도 없고
길 건너 공원을 샅샅이 찾아도 없다.
나는 쿵킁거리는 가슴으로
다리 밑에도 살펴보았지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집이 발칵 뒤집힌 줄도 모르고
새벽에야 돌아온 엄마,
차 안에서 음악 듣다
그만 잠들었단다.
엄마 앞에서 남자끼리 약속했다.
양말 세탁기에 골인하기
자기 이불 자기가 개기
신발 얌전히 벗어 놓기
튀지 않고 오줌누고 물 꼭 내리기
밥 차릴 때 숟가락 놓기....
손꼽아 보니
어려운 일 한 가지도 없다.
하얀 눈과 마을과
박두진
눈이 덮인 마을에
밤이 내리면
눈이 덮인 마을은
하얀 꿈을 꾼다.
눈이 덮인 마을에
등불이 하나
누가 혼자 자지 않고
편지를 쓰나?
새벽까지 남아서
반짝거린다.
눈이 덮인 마을에
하얀 꿈 위에
쏟아질 듯 새파란
별이 빛난다.
눈이 덮인 마을에
별이 박힌다.
눈이 덮인 마을에
동이 터 오면
한 개 한 개 별이 간다.
등불도 간다.
연과 바람
권오삼
하늘을 날던
연 하나
나뭇가지가
꼬옥 붙잡고
놓아주질 않습니다.
멀리멀리
보내 주고 싶은
바람만
애가 타는지
솨아-
솨아-
쉬지 않고
나뭇가지를
흔들어 댑니다.
나무는 발만 덮고도
석용원
나무는 발만 덮고도
매서운 겨울을 이긴다.
여름에 조각 천을 짜서
가을에 곱게 물들인 뒤
조각조각 떨어뜨려
시린 발을 덮는다.
나무는 발가벗고도
발만 덮으면 봄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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